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이해하다!
넷플릭스는 1997년 투자자로부터 받은 200억 달러를 기반으로 ‘우편을 통한 DVD 대여업’ 의 소규모 스타트-업 기업으로 출발하였다. 이후 1998년 4월, 세계 최초로 ‘인터넷 DVD 대여 및 판매 서비스’를 출시하고 2002년 5월에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된다.
마크 랜돌프가 사업을 시작하던 1997년 당시는 DVD 기술이 미국 시장에서 상용화되기 이전이었다. 따라서 VHS 비디오 대여점이 일반적이었으며, 이미 홈엔터테인먼트 강자로 ‘블록버스터(Blockbuster)'가 전 세계에 9,000개 이상의 ‘비디오 대여점’을 갖추고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2000년 당시 블록버스터와 신생기업 넷플릭스간 기업규모는 1,000배 차이였다. 블록버스터는 기업가치 60억 달러에 6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거인인 반면, 넷플릭스는 100여명의 직원에 5,700만 달러의 손실액이 발생하는 신생 적자기업이었다. 당시 공동창업자 마크 랜돌프(Marc Randolph)와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블록버스터 CEO 존 안티오크(John Antioco)를 방문하여 5,000만 달러에 넷플릭스를 인수하여 줄 것을 요청했던 사실만 봐도 당시 두 기업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음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2010년 블록버스터는 파산 선고를 받는다. 이유는 고객이 직접 대여점을 방문하던 ‘DVD 대여업’에서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가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새롭게 태동된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고객, 직원과 투자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보장되던 ‘우편을 통한 DVD 대여업’에서의 탈피를 선언하고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업종을 전환한다. 그 결과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약적 성공이었다.
넷플릭스는 자체 TV프로그램과 영화 제작을 생산, 보급하며 ‘대형 영화 제작자’로서의 입지도 함께 굳히게 된다. 세계 최대의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OTT)이자,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cese) 등 최고의 영화감독들이 참여하는 굴지의 영화 제작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제 넷플릭스는 아마존 스튜디오를 만들며 헐리웃 영화제작사로 부상한 아마존과도 경쟁하는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되었다.
넷플릭스의 숨겨진 무기: 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비결
넷플릭스 성공사례는 스타트업이나 신규 시장 진입자가 어떻게 기존의 강자를 순식간에 따라잡거나, 파괴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넷플릭스가 기존 강자를 파괴한 것이 아니라, 기존 강자가 스스로 ‘자기 파멸의 길’을 선택하였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수 있다. 이전 경험하지 못한 디지털 환경에서는 기존의 자산규모나 브랜드, 지금까지의 성공과 실적이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하는 경쟁동인으로 작동하기 보다는, 오히려 신속한 변화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디지털 경영환경에서 고객이 니즈에 보다 신속히 대응하는 기업만이 생존함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설립 당시 시장 강자 ‘블록버스터’가 기존 시장에서의 우위와 경쟁력에 안주할 때, 넷플릭스는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지’ 서비스 제공이라는 ‘온디맨드 스트리밍’으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는 시장환경에 선행적으로 적응하지 못할 때 필연적인 ‘자기파멸’ 대신 자기 주도적인 ‘자기파괴’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성공이면에는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고객환경을 주도적으로 앞서 이해할 뿐만 아니라, 잘 나가는 기존의 ‘고수익 사업영역조차도 스스로 파괴하는 용기’를 가진 통찰력의 창업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디지털 시대, ‘인재를 위한 새로운 문화양식’을 개척하다!
넷플릭스 공동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환경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을 때마다 다음과 같이 답한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절차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능률보다 혁신을 강조하며,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우리의 문화는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No Rules Rules)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같이 변화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