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이노베이션, 경영칼럼, 기업문화] 조직문화의 핵심, 회의 사용설명서
최 재 윤(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 경영학박사)
[게재지: 농심그룹, 농심그룹사보 농심, 경영칼럼 Culture Innovation, 2015.02월호, 서울: 농심그룹]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Alienus Non Diutius)"
‘각자의 잡생각(?)에 생명을 부여하는 회의문화’를 만들어라!
미국 픽사(PIXAR)의 한 건물에 새겨진 라틴어 문구다. 우리 각자의 개인 창의성과 더불어 다양한 구성원간의 협업, 즉 집단지성(Group Genius)을 통한 팀과 집단의 창의성 극대화를 강조하는 회사의 철학을 반영한다.
어떤 팀은 각 구성원들이 내재한 잠재력보다도 더 커다란 창의적 아이디어와 성과를 창조한다. 반면에 또 다른 팀들은 팀원 개개인들이 갖고 있는 능력보다도 훨씬 모자라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첫 출발점에 회의 문화가 위치한다.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는 슬로건은 다른 구성원과 함께 할 때 더 탁월함에 도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팀마다 현격한 차이를 만들어 내게 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리가 함께 일하는 각 구성원들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우리 팀 혹은 우리 공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의 해결 방안을 부지불식중에 머리에 떠올린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생각들은 잠시 머리에 잡생각의 형태로 맴돈 후, 소멸되어져 버린다. 우리 각자가 떠올리는 그 수많은 생각들이 생명을 부여받아 꽃 피우게 되면, 우리 조직은 그 어느 조직체도 따라 올 수 없는 놀라운 경쟁력을 갖게 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 조직 구성원 각자의 생각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첫 걸음은 우리 팀이 갖고 있는 '팀 문화'에 의해 결정된다.
‘단순한 정보전달의 회의’를 넘어 ‘지식창조의 회의’를 시작하라!
우리 머리 속에 처음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생각의 수준은 잡생각의 형태로 시작된다. 생명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각 팀원의 아이디어가 그 잡생각에 가지치기를 하고, 때론 더해질 때 뿌리에 진액을 공급하여 생명력을 갖게 된다. 이를 위한 첫 단계는 각 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잡생각처럼 보이는 아직 미완성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기탄없이 입을 열어 말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대다수는 그 의견을 침묵으로 일관한다. 어떤 팀은 ‘단순히 윗선에서 결정된 정보와 지시를 하달하는 수준의 회의’를 하기도 하고, 어떤 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지식창조 수준의 회의’를 한다. 그 차이는 각자의 머릿속을 맴돌던 잡생각을 입을 열어 말할 것이냐 혹은 잠자코 있을 것이냐에 의해 결정된다. 입을 열어 기탄없는 회의를 하도록 만드는 결정 요인은 단순한 한 가지, 다음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 팀은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팀 문화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면 우리 팀은 서로가 서로를 우습게 여기고 무시하는 팀 문화를 가지고 있는냐?” 단 한 가지 진실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만약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팀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잡생각같은 의견조차도 기탄없이 토론으로 이어 지고, 구성원의 수많은 잡생각들이 서로 결합되고, 융합되어 무수한 아이디어로 결실을 맺게 된다.
초우량 기업을 위한 회의 문화 만들기
효과적인 회의 문화의 기본 토대는 ‘구성원간의 신뢰 문화’에 달려 있음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이와 같은 기본 토대위에서 효율적인 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살펴보자.
첫째, ‘회의 목적과 다루어질 사안, 정보를 사전에 명확히 상세히 공지’한다. 이는 참가자들로 하여금 회의 참가 전 회의에서 다루어질 내용을 미리 검토하여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갖고 참가토록 도와 신속한 회의 진행과 결론 도출을 이끈다. 참가 전 충분한 사전 검토와 의견을 정리하고 회의에 참가토록 한다.
둘째, 회의 참가자 숫자와 회의 시간을 명확히 설정한다. 회의 참석자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오히려 회의 집중과 결론 도출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경우, 회의 효율성을 위해 최대 참석자를 8명 이하로 제한하고 회의 시간은 50분을 넘기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캐논의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참가자의 수를 제한하고 있다.
셋째, 회의 참석자의 숫자는 최소화해 집중적인 회의를 유도하되, 다양한 주제의 회의를 통해 많은 구성원의 의견과 견해를 얻도록 노력한다.
넷째, 회의 주관자는 회의 시작 서두에 회의 목적과 회의에서 도출되어야 할 결과물을 명확히 천명하여, 회의의 방향이 분산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한다.
다섯째, 회의 주관자는 회의를 마치기 전 반드시, 회의 진행 프로세스와 결정 사안에 대한 평가를 간략히 브리핑하여 회의가 점차적으로 개선되도록 돕는다.
어떤 초우량 기업들은 이외에도 ‘마치 싸우는 듯한 격한 논쟁’을 즐기는 회의 문화를 장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와 다른 서양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회의문화로 우리와는 맞지 않는 속성을 갖는다. 우리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다면 ‘직급을 떠나 타인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항상 경청하는 자세’, ‘평가자의 자세에서 타인의 의견을 평가하려는 모습을 지양’하고 ‘대안 없는 비판을 자제’하는 회의문화가 뿌리내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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