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경영칼럼] 영원한 기업경쟁력의 원천, 기업문화!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경영칼럼니스트)
[게재지: 농심그룹, 농심그룹사보 농심, 경영칼럼 Culture Innovation, 2015.01월호, 서울: 농심그룹]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경영 프로세스가 수면에 드러난 빙산이라면,
기업문화는 수면 속 빙산의 실체이다.”
귤화위지(橘化爲枳): 수질과 토양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
유교경전인 <주례(周禮)>에 나오는 고사성어 '귤화위지(橘化爲枳)'는 회수 남쪽의 귤나무를 회북(淮北)으로 옮겼더니 귤이 아닌 탱자가 열렸다는 의미이다.
춘추 시대, 제나라 재상이 초나라에 사절로 찾아가 연회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 제나라 출신 도둑이 잡혀왔다. 이에 초나라 왕이 보란 듯이 “당신 네 나라 사람은 도둑질을 잘 하는군요, 남의 나라에 와서 사는 주제에...” 라며 사신을 조롱한다. 그러자 사신이 대답한다. “회남에서 자란 귤나무에서는 귤이 열리지만, 그 나무를 회복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열린답니다. 어째서입니까? 물과 땅, 즉 수질과 토양이 나쁘기 때문입니다. 제나라 사람들이 제나라에 살 때는 도둑질을 하지 않다가 이 곳 초나라라에서 도둑질을 하게 되는 건 바로 이곳 초나라의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닙니까.”
기업도 마찬가지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선진 기업에서 실효성을 검증받은 많은 경영혁신 기법을 우리 기업도 도입해 시행한 사례가 많은데, 성공한 적도 있지만 미미한 성공에 그치거나, 실패한다. 실패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기업의 수질과 토양에 해당하는 기업문화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탁월한 경영 제도와 기법이라 할지라도 이에 걸맞는 ‘기업문화의 터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빛을 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창조적 발상과 혁신을 만드는 키!
예나 지금이나 많은 기업이 새로운 가치와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과 유연하게 변화하는 능력을 시장 경쟁력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 능력은 조직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유사한 기업 역사, 자금력, 지배구조에서 시작한 동일 업종의 두 기업이라도 기업문화에 따라 10년도 되기 전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한다. 기업문화는 기업 간 경쟁력의 원천을 만드는 근원적 토대다. 기업문화를 배제한 기업 역량과 경영혁신, 경영전략의 논의는 문제의 근원을 결여한 지엽적 처방에 불과하다.
수로(水路)를 통해 물의 흐름에 유연성을 부여하듯, 기업의 창조적 발상과 혁신 능력을 이끄는 조절 장치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바로 ‘우리 기업에 체현된 문화력 즉, 기업문화’다. 기업문화는 조직과 구성원이 창출하는 지식의 한계를 결정짓는 기본 토양인 동시에 수로의 관문을 조절하는 통제장치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업이 창조적 발상과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조와 지식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며, 이를 장려하는 기업문화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품질과 디자인을 넘어선 절대적인 그 무엇!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기업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상품과 서비스의 기본 콘셉트를 설정할 때,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기업의 믿음, 가치, 이념 체계라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기업문화가 만드는 기업의 독창적인 가치가 경영 시스템을 움직이는 핵심 가치로 기능하며, 그 결과로 기업문화가 스민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한다. 궁극적인 가치 창조와 경쟁력은 ‘한 기업의 문화가 창출해내는 가치가 사업 시스템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와 하나 될 때 완성되는 것이다.
예컨대 볼보(VOLVO)는 제품 개발팀에 내과 의사와 정신신경과 의사를 참가시키는 시스템을 통해 그들만의 독자적인 ‘안전’ 철학(VOLVO for Life)을 고수한다. 단지 안전한 차를 광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철학, 이념을 고집스러우리만큼 강조한다. 철저한 가치 추구 경영으로 ‘기업문화를 통한 가치창조’와 ‘창조된 가치의 보존’이 유지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의 독자적인 경영 이념 및 철학이 기업 문화로 내재화되고 구현될 때 이것은 다른 어떤 기업도 모방하거나 추종할 수 없는 그 기업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이 된다.
실제로 제품과 서비스 측면에서 최고라고 자부하는 기업들을 보면 제품과 서비스에 기업문화가 녹아 있으며,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뿐만 아니라 그 이상을 연출한다. 요즘 소비자들도 이런 점을 잘 알아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기업 문화를 읽어내며 그로 인한 독창적인 가치를 구매하길 원한다. 이것이 바로 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서 ‘독자적인 우리만의 기업문화’가 요청되는 이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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