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12-05 18:37
:: 새로운 CEO를 꿈꾸는 자들에게 : 트랜드를 읽어라 1 ::

 글쓴이 : 최재윤
조회 : 747
사례 하나,

지방에 공무원 강의를 끝내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서울에 도착한 어느 날 저녁 일이다.
귀가를 급히 서두르다 교통 신호를 위반하고 딱지를 떼게 되었다.
그나마 교통경찰이 사정을 참작하여 벌점이 없는 가장 저렴한 벌침금을 부과하였으니 다행.
내 관심을 발동시킨 것은 경찰관이 내게 서명을 하라며 내밀은 작은 PDA단말기였다.
단말기 위에 전자서명을 하자마자, 단말기에서 은행용 벌침금 납부용지가 인쇄되어 나오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전에 먹지를 입힌 종이위에 경찰관이 직접 볼펜으로 내용을 기재하고
그 위에 서명을 하던 양태와는 전혀 다른 형태였다.
경찰관에게 '많이 좋아졌군요'라고 말을 건냈더니, 그 경찰관의 답변이 걸작이었다.
'다 삼성 돈 벌어 주는 거지요, 뭘' 삼성에서 전부 납품하고 있다는 부연설명이었다.

사례 둘,
월말 공과금을 내기 위해 우체국에 들렀다.
예전에 그랬듯이 순번대기표를 뽑고 금융창구에서 내 순번을 기다렸다.
얼마 후, 내 번호가 표시되었고 담당직원에게 공과금을 용지와 함께 내밀었다.
여직원이 한동안 내용을 살피더니, 우체국 통장이 없으세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과금 납부를 하실려면 우체국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왜 그리해야 하는지 물었더니, 옆의 현금입출기만한 기계앞에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앞으로는 공과금이나 지로납부는
저 기계로 직접 입력,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자동납부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통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창구에서는 예금이외에는 취급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와같이 기계납부를 하는 이유는,
인원과 비용절감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는 설명이었지만,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이만 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인원충원은 하지 않아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기계구입비와 유지비도
만만치 않을텐데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분명 고객의 입장에서는 편익과 효용이
증가하기보다는 상당한 불편을 발생시키는 제도였다.
하지만 이 제도는 IMF이후 은행경쟁력 제고라는 미명하에 공익성을 포기한
시중은행에서는 이미 일상화되어 있는 제도이다.

사례 세번째,
인터넷 뉴스에 '달리기만 하면 저절로 주정차 단속되는 첨단차량'이란 제목하에
올 3월16일부터 대구에 시범 도입되는 첨단 주, 정차 단속차량 사진이 모습을 보였다.
이 차량은 운행하면 자동적으로 주, 정차 차량번호를 인식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이젠 손쉽게 주, 정차 차량을 단속,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한다.
얼마전 외국에 도입되어 사용된다는 외신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젠 국내에도 이런 장비가 도입된 것이다.
한 편으로는 주차공간 확보를 선행하려는 노력보다는 지나치게 단속중심주의,
그리고 수익원 창출을 중시하려는 근시안적 사고에서 나온 아이디어같아
좀 씁쓸한 마음도 감출 수 없었다.
분명 누군가 운전요원이 탑승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며,
전자장비 역시 고가임에 틀림없을텐데 말이다.
 
지금까지 간략히 살펴 본 세 사례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그것은 이 세 사례모두 전자장치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나는 일상속에서 이 세 사례를 직, 간접 체험하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속에 전개되는 또 하나의 새로운 트랜드를 암시함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즉 새로운 산업의 트랜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종이에 볼펜으로 적던 교통범칙금 납부요구서가 전자PDA로,
우체국과 은행의 수납창구가 전자납부기로,
주, 정차 단속요원이 전자카메라와 컴퓨터를 장착한 자동인식 자동차로 말이다.

그렇다면, 누가 돈을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교통경찰용 전자PDA를 만드는 삼성이,
전자납부기를 만드는 전자제품 회사가,
자동인식센스와 카메라, 컴퓨터를 만드는 전자 및 통신회사이다.

단지 교통벌칙금 납부요구서를 인쇄하던 인쇄업자나 종이업체는
아마도 이들에게 이미 그나마 영세하던 공장문을 이미 내주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안던 시대의 조류는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자 하며, 새로운 CEO를 꿈꾸는 이들은
어디에 눈을 돌려야 할까?
여러 기회중 하나는
바로 이와 같이 '기존 인력과 시간을 새롭게 대체하는 틈새 영역'이다.
우리 주변에 잠시만 눈을 돌리면, 아직도 개척되지 않는 새로운 영역들이
무궁무진한 채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필요성을 찾는 이, 다음 시대의 CEO가 될 것이다.
가진 것이 없다하여 신세타령하기 보다는,
우리 주변에 눈을 돌려 볼 일다.
다음의 주역은 바로 당신이 될 테니 말이다.

작성일: 2006.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