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리더십] 창조경영 시대, 새로운 리더십 롤 모델을 만나다!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 경영칼럼니스트)
[기고지: STX그룹 사보- Dream & Future, 2008. 03+04. Vol14, 경영칼럼]
http://www.stx.co.kr/pr/03_dream&future/2008_03/10.pdf
새 포도주를 위한 새 부대
‘산업화 시대’를 넘어, ‘지식과 정보화’가 기업경쟁력의 화두로 새롭게 대두된 지가 엊그제 같다. 그러나 이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창의와 창조경영’이 새로운 모토로 기업, 정부, 사회 각 분야에 회자되고 있다. 이 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이행을 요구한다.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새로운 시스템과 방법론의 동반을 요구한다.
이는 ‘리더와 리더십’의 역할․ 가치에 있어서도 동일한 이치로 다가선다. 과거 철강왕 카네기(Carnegie)나 포드(Ford), 슬론(Sloan) 등과 같은 산업화 초기의 리더들 역시, 전혀 새로운 환경에 새로운 리더십으로 적응해야만 했듯이 말이다.
새로운 시대로의 이행, 그리고 이 새로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리더, 리더십의 청사진을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찾아보자.
조직의 최종 성장점을 가르는 경계선(境界線): 창립자, 그리고 CEO의 꿈
국가, 문화공동체, 기업체를 막론하고 모든 조직체는 탄생과 동시에 성장의 시기를 거치게 된다. 그리고 혹자는 지속적 성장을 누리기도 하며, 혹자는 정체 혹은 쇠락의 길을 걷는다. 동일한 시기, 유사한 환경 속에서 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시간 후, 그들의 성장규모는 각양각색이다. 한 기업체의 최종 성장점을 결정짓는 지경(地境)의 결정요인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 해답을 ‘혼다(Honda)의 리더십’ 사례에서 발견한다. 혼다는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朗)’에 의해 1948년 창업되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비전은 ‘하늘을 나는 꿈의 실현’이었다. 그러나 그의 첫 시작은 미약하였다.
첫 상품은 ‘자전거’에 ‘발전용 엔진’을 서로 결합시켜 만든 ‘자전거 오토바이’였으니 말이다. 이후 1962년에는 ‘자동차 제조업체’로 새롭게 변신한다. 2003년12월에는 드디어 혼다가 자체 제작한 독자 비행기 모델인 ‘혼다제트(Honda Jet)'가 첫 비행에 성공한다. 비록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이 세상을 떠난 지 여러 해 지난 뒤의 일이지만 말이다.
혼다의 존립근거를 혼다의 CEO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혼다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은 기쁨을 창조하고, 후세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진정한 리더들 역시 ‘수익’을 중시하지만, 그들은 수익 자체를 넘어선 ‘보다 숭고한 가치, 이념’에서 존재의미를 찾는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금 확인케 된다.
모든 조직체의 최종 경계점을 한정 짓는 유일한 장벽은 ‘창립자와 CEO가 깊이 간직한 꿈의 크기’임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 크기는 곧 우리 조직의 오늘과 미래의 자화상을 결정짓는 유일한 한계점인 셈이다. ‘조직의 크기’, 그것은 결코 ‘리더의 내면적 그릇’을 초월할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발견하게 된다.
조직 창발성(創發性)의 점화자(點火者)서의 리더, 리더십
‘비틀즈 복장의 CEO가 직원들 앞에서 생일축하를 위해 열창한다.’ ‘항공기 천장 화물칸에서 써프라이즈(surprise)! 라는 소리와 함께 여승무원이 튀어나온다.’
Southwest Airline에서 목격했던 생소한 진풍경이다. 그리고 그 배우는 전임 CEO 허브 켈러허와 직원들이었다. 그리고 이 항공사는 설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경제지의 단골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미국의 거대 항공사들과 겨루어 승리한 ‘항공업계의 새로운 다윗’으로, 또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펀 경영’의 대명사와 함께.
그리고 이 회사는 그 해프닝들 못지않게 경영실적에서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거대 항공사들이 적자에 허덕일 때, 이 자그마한 체구의 항공사는 연속 흑자행진, 미 교통부 선정 ‘트리플 크라운 상’ 5년 연속 수상,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3년 연속선정, ‘가장 존경받는 기업’ 등으로 선정되었으니 말이다.
이 회사의 경쟁동인 중 하나는 바로 CEO에서부터 관리자, 일반 종업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리더와 구성원들이 견지하고 있는 ‘감성적, 인간적 리더십’ 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십은 타 조직의 ‘관료화, 계급화’된 리더들이 결코 견지할 수 없는 ‘유머 감각’의 중시로부터 유래되었다. 애초 선발과정부터 ‘유머감각’이 결여된 사람들은 채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유머감각을 갖춘 리더와 구성원들만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다른 구성원들의 마음가짐과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영철학’ 중시 때문이었다.
CEO, 중간관리자, 일선구성원의 ‘리더쉽 하모니’: 샐러니맨의 천국을 만드는 리더들
MBC에 한 일본기업 사례가 방영된 일이 있었다. 미라이 공업, 야마다 야키오(山田昭男) 사장의 경영철학과 리더쉽에 관한 내용이었다.
‘전 직원 정규직’, ‘70세 정년’, ‘업무목표 NO!'를 방침으로 하는 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사원의 의욕’이었다.
사원들이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사장이 할 일로 규정한다. 그러기에 그는 ‘사원들을 감동시키는 임무’를 가장 중시한다. 그리고 이 역할은 이 회사의 모든 리더들이 견지해야 할 불문율이다. 이 회사의 종업원들은 모두가 ‘리더’이다. 그러기에 그는 초창기에 ‘부하직원이 없는 1인 부장’, ‘1인 과장’을 임명했다.
그 결과 모두가 ‘리더로서의 소명과 책임’을 갖고 자기 역할을 감당한다. 모든 사원들은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상품을 개발한다. 생산제품의 98%가 특허 상품이다. 모두가 리더이기에 각 자의 분야에 대한 깊은 간섭은 배제된다. 그 대신 모두가 각 분야의 프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 공부하며, 관련 세미나에도 스스로 알아서 참가하며 자신을 계발한다. 종국적으로 사원 모두는 스스로 개개인의 자주성과 주체적 자각을 갖춘 ‘진정한 리더’로서 자리매김 되어 간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리더십: 소니(Sony). 타임지(Time). 노키아(Nokia)
소니(Sony)의 엔지니어들은 ‘나는 이런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자유분방한 발상으로 신제품과 기술을 개발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구성원들의 자질은 ‘내면적 자신감의 충일함’에서 비롯된다. 이는 ‘구성원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자유함’을 허용하는 소니만의 리더,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세계 최대 잡지사 ‘타임(Time)'社 의 CEO 앤 무어(Ann Moore)는 “우리에게 실패가 많지 않다는 사실이 오히려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우리가 그만큼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디지털시대에도 앞서가기 위해, 우리에게는 더 많은 실패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그러기에 그녀는 ‘실패를 관용하며,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리더, 리더십’의 강화 필요성을 역설한다.
세계 이동통신기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줄곧 지키고 있는 ‘노키아(Nokia)'는 조직 상하 직원들간의 ‘멘토링을 통한 리더십’을 사용한다. 이사진은 멘토링을 위해 부하직원들을 6개월 동안 네 차례 혹은 다섯 차례 이상 만나야 한다. 경영진으로서의 유능함을 평가하는 항목에 ‘부하 직원들을 얼마나 잘 이끌고 있는지, 이들에게 교육이나 영감(insights)'을 얼마나 잘 주고 있는지가 포함되어 있다.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열린 리더십을 펼치는 것이 더 나은 발전을 이끄는 사례다.
이상에서 간단히 살펴 본, 사례 속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리더, 리더십의 형태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향후 ‘비전 제시자로서의 리더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는 사실이다.
둘째, 구성원의 자발적 창의력을 끌어내도록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각자의 내면 속에 잠자고 있는 ‘창발성에 불을 지르는 점화자(點火者)로서의 리더, 리더십’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셋째, 리더인 동시에 감성적, 인간적 매력으로 감수성의 교류를 촉진시키며,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서번트 멘토(servant mentor)로서의 리더’ 역할이 더욱 중시된다는 점이다. 이는 ‘창조경영’이 강조되는 새로운 경영환경 속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기업외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리더, 리더십’이 새로운 시대적 당위성으로 요청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속가능 경쟁력의 원천’으로서 ‘윤리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작금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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