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12-08 12:14
:: [경영칼럼] 창조경영을 위한 새로운 동인(動因),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온다! ::

 글쓴이 : 최재윤
조회 : 904

[창조경영, 경영칼럼] 창조경영을 위한 새로운 동인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Ph.D) 



[기고지: 월간 Always! KESCO, 2007.10월호(Vol.25),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님의 면접질문

함께 일하던 팀장의 동창생 중 한 친구가 막 군대를 제대했다고 한다.
그는 취업을 위해 이리저리 원서를 내던 중, 다행스럽게
한 기업체 필기시험과 1, 2차 면접을 모두 통과했다.
이젠 마지막 관문인 최고경영자 면접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최종면접을 위해 사장님 앞에 세 사람의 지원자가
한 줄로 앉게 되었다고 한다.

각자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는데,
그의 오른편에 앉은 지원자는 국내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렵다는
명문대 경영학과 출신이요,
또 왼편에 앉은 지원자는 미국에서 MBA학위를 받고 갓 귀국한
경영학 석사였다.

이 친구 마음속에 ‘커다란 동요’가 일어났다.
‘아, 오늘 잘못하면 나는 들러리만 서게 되겠구나’ 하는 자조와 함께.

왜냐하면, 이 친구는 2년제 대학 졸업생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보통 사람들이라면 주눅들만 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친구는 ‘그간 어려운 관문을 뚫고 여기까지 올라 왔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 해보자'라며 마음을 추스렸다고 한다.

 

이때, 들려오는 사장님의 면접 질문은 참으로 싱거운 것이었다.
"자네들,얼음이 녹으면 뭐가 된다고 생각하는가?”였으니 말이다.
그러자 이 친구, 마음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답변을 준비하며,
‘제발 내게 가장 먼저 답변할 기회를 주세요’ 하고 되뇌었다.

그러나 답변할 기회는 그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오른쪽에 앉아있던 국내 명문대 출신 지원자에게 주어졌다.
그러자 이 친구, 아주 자신있게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됩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마음속으로 준비했던 바로 그 대답이었다.

그러자 사장님 역시 아주 맘에 드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끄덕하신다.
그는 마음속에 다음 답변거리를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발 제게 기회를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원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여지없이 왼편에 앉아있던
‘MBA 출신 지원자’에게 답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이 지원자 역시, 아주 확신에 찬 음성으로
‘얼음이 녹으면, H2
O가 됩니다.'라고 답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자신이 준비하고 있던 마지막 답변이었는데.


그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자신이 생각했던 대답들을
다른 지원자들이 다 먼저 대답했으니 말이다.

바로 그때, 이 친구의 머릿속에
자신이 평생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아주 색다른 아이디어’가 번쩍 스쳤다.
그리고 사장님으로부터 ‘자네는 뭐가 된다고 생각하나?’라는
고대하던 답변 기회가 마지막 차례로 돌아왔다.

이 친구의 답변은 지극히 단순했다.
아주 확신에 찬 음성으로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됩니다!'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됩니다.’


그러자 시종일관 근엄한 표정으로 일관하시던 그 사장님,
‘껄껄껄, 자네야 말로 뭐가 되어도 크게 될 젊은이로군!’
하시는 것이 아닌가.
사장님의 별난 질문에 걸맞는
신입사원의 현명한 답변(優問賢答)이었던 셈이다.

물론 그 친구는 그 기업의 촉망받는 신입사원으로 간택(揀擇)되었다.

창조경영 시대, 새로운 경쟁 동인을 불러일으키는 조건 

이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끝이 난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우리에게 시사한다. 


바로 지금 이 시대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만 하는 새로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경쟁력의 동인(動因)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첫째, 그것은 새로운 시대에는 ‘기존 지식과 상식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한 가지 사실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기존 지식과 상식을 넘어’
그 이상의 창조적 아이디어와 발상, 개념을 만들어낼 때,
우리는 비로소 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최소의 생존조건’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창조경영 시대! 이 시대는 '상식과 지식'이
더 이상 경쟁력의 동인이 될 수 없다.
'상식과 기존 지식을 넘어선
독창적이면서도 탁월한 아이디어와 생각'이
개인, 팀, 조직의 경쟁력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지혜의 시대'인 것이다.


둘째, 창조경영 시대는 산업화 시대와 ‘개인 경쟁력의 근원’을
달리한다는 사실이다.


산업화 시대에 있어 한 개인의 경쟁력은
우리의 ‘학력 수준’에 달려있었다.
졸업장이 곧 최소한의 자격 요건을 결정짓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경쟁력의 동인을 요구한다.
타 지원자에 비해 학력 수준이 열세였던
이 친구가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아주 간단한 곳에 있었다.
그것은 그들과 차별되는 그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근거한
탁월한 답변’이었다.

맞다! 이 새로운 시대는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내면과 자신만의 독창적인 철학에 근거한
탁월(卓越)한 아이디어와 사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창조경영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개념'은
'우리의 기존 지식과 경험의 끝자락'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적 사실이다. 


만약 이 지원자에게 가장 먼저 답변할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이 친구의 대답은 어떠했을까?
십중팔구 이 친구 역시도 앞의 두 지원자와 대동소이하게
'물'이라던가, 혹은 'H2O'라는
기존 지식과 경험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친구가 기상천외한 답변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동인은
그가 갖고 있던 '기존 지식과 경험이 바닥났기 때문'이었다.


결국 ‘막다른 절벽 가장자리 끝’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아직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아주 탁월한 아이디어와 발상’을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이다.


절벽 끝 가장자리!
그것은 우리의 종국(終局)이 아니라,
새로운 비상(飛翔)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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