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12-08 12:00
::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의 비밀 ::

 글쓴이 : 최재윤
조회 :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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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갖고 있는 경쟁력중 하나는 실리콘밸리이다.
실리콘 밸리의 경쟁력은, 지역 안에 위치한 벤처기업들과 그로 인한 '기술의 빠른 진화속도'이다.

그러면 실리콘 밸리로 하여금 이와 같이 활발한 R&D활동이 지속적으로 가속화되도록 만드는 동인은 무엇일까?

여러 대답중 하나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실리콘 밸리의 ‘높은 이직률’이다. 실리콘 밸리 종사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1년내외이다. 한마디로 많은 인원들이 1년 주기로 실리콘 밸리안의 동일 혹은 유사업종의 각기 다른 조직체로 이직하는 셈이다.

이직률이 클러스터 안의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결론은 클러스터 안의 빈번한 이직자들로 말미암아, 특정회사에서 체득된 특정기술 혹은 지식이 경쟁사 혹은 유사업종의 타 조직체로 응용, 전파되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근무하던 조직체의 핵심 기술 그 자체를 유출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자신이 근무했던 연구소 혹은 기업체에서 ‘암묵적 지식’으로체득된 새로운 관련지식이 유사업종의 타 연구소 혹은 기업체에 유입, 융합되어 새로운 기술로 진화되는 것이다.

이는 근시안적으로 보면,
관련 기술과 지식 유출로 인한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이는 실리콘 밸리라는 하나의 군집(cluster) 전체의 '기술진화속도'를 가속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실리콘 밸리의 ‘높은 기술진화 속도’라는 경쟁력을 발생시키는 원동력이자, 미국 전체의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실리콘밸리 안에 위치한 기업이나 연구소 모두에게 유관기술의 습득과 융합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얼마 전, 국내 일간지에 매우 짤막한 기사 한 토막이 실린 적이 있다. 내용은 한국의 여러 기업이 실리콘 밸리에 현지 사무소 혹은 연구소를 설치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인즉, 대부분의 현지 진출 직원들이 연구소와 사무소 밖 출입을 삼간 채, 밤늦게 열심으로 '사무실 근무'만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일할 것이었다면, 굳이 비싼 사무실 임대료와 물가를 부담하면서까지 현지에 진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실리콘 밸리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현지의 빠르게 돌아가는 관련 신기술 개발동향과 정보, 경영지식을 신속히 입수, 교류하며 이를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굳이 현지 사무소 안에 고립된 체 연구할 것이었다면,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신기술 동향 파악과 정보교류를 위해서는,
현지에서 밤마다 자주 열리는 소규모의 각종 커뮤니티 모임에 활발히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외부와의 교류는 단절하고 있는 셈이니 실리콘 밸리에 연구소를 설치한 가장 큰 이유가 무색해진다.

외부의 타 유관 연구소든, 혹은 업종상 직접적 관련성을 갖지 않아 보이는 타 기업이든 외부 구성원과의 지적교류가 '지식의 입수 및 융합'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의미심장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