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12-03 17:53
:: 혁신의 성공조건: '조직화와 사회화' ::

 글쓴이 : 최재윤
조회 : 1,089
최재윤    | 2006·05·20 13:17 | HIT : 2,597 | VOTE : 502 |
   
[기고지:월간 Always! KESCO, Vol.26/2007.11월호,서울:한국전기안전공사]
http://blog.joins.com/crosslab/7822677

한 시대, 한 사회가 갖는 특징을 파악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는 각각의 유기체에서 강조되고 있는
키-워드를 관찰하는 것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이든 각 각의 조직체는
그 조직이 강조하는 키-워드를 갖는다.

그 슬로건 내지 구호는
그 조직의 지향점 내지 비전을 나타낸다.
또한 때로는 그 조직단위가 갖는 가장 커다란 취약점을
부지불식중에 암시하기도 한다.

따라서 키워드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그 조직의 현주소와 지향점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가장 강조되고 있는 슬로건중 하나가
‘혁신과 변화’이다.
기업체는 물론이요, 동사무소에서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키워드중 하나이다.
디자인혁신에서부터 행정혁신에 이르기까지
언론매체를 장식하고 있는 화두(話頭)이다.
이를 위해 많은 사례발표와 세미나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에 비해,
성공에 대한 확신은 매우 불확실한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을 이 누가 있으랴마는
그 지속성과 결실에 있어
부정적인 것 역시 사회적으로 팽배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중 하나는
그동안 수없이 만들어지고, 강조되었던
다양한 변화와 혁신의 시도들이
좌초되었던 경험에서 찾아야 될 듯싶다.

그 원인들은 어디에 있었을까?

진지한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한국사회에서 지금처럼 전 부분에 걸쳐 ‘변화와 혁신’에
대한 강조와 요구가 제기되었던 시대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의 성공을 위해서,
그동안 노정되었던 ‘변화와 혁신’의 실패원인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새로운 대응전략의 모색은
매우 소중한 가치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기존에 시도되었던 대부분의 변화와 혁신이
실패 혹은 좌절로 점철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 중 하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부분의 시도들이 ‘조직화’에는 성공했지만, 
‘사회화’에서 실패했다는 사실에서 찾게 된다.

‘조직화’라 함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 요구되는 ‘새로운 기구를 설치하거나,
이에 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등을 의미한다.

 ‘사회화’라 함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조직구성원과 조직체의 내면적 사고체계 및 문화상 변화’를
의미한다. 즉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요구되는 철학, 사고체계로의 내면적 진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화’가 하드웨어적 속성을 갖는다면,
‘사회화’는 소프트웨어적 속성을 갖는다.

‘조직화’는 조직구조에 걸쳐 시도, 발생되는 변화형태이다.
따라서 조직화는 외형적 측면에 발생한다.
매우 가시적이며, 즉각적으로 성과가 발생한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변화와 혁신’의 시도에 있어
1차적으로 변화가 발생하는 영역이 바로 이 ‘조직화’의 영역이기도 하다.
물론 이 ‘조직화’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함에 있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변화와 혁신을 효율적으로 이끌며, 수행하기에
적합한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존 변화와 혁신들이
이 ‘조직화’영역에 걸친 변화 모색에서 끝났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조직화’의 변화는 그 자체로 의미를 갖지 못한다.
왜냐하면 ‘조직화’자체는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수단이 아름답다할지라도
그것이 목적을 대체할 수는 없다.

수단이 존재하는 의미는,
목적을 아름답게 완성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초심을 망각했다’는 표현처럼
수단이 목적으로 대체되고 마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 것이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는 비록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의 옷으로
갈아입기는 했지만,
새로운 사고와 문화라는 내면구조상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화’는
변화와 혁신에 적합한
‘새로운 사유체계 및 문화’로의 이행이다.

‘조직화’가 외형적 측면, 즉 표층구조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라면,
‘사회화’는 ‘조직과 구성원의 내면구조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질서로의 진화과정’이다.

따라서 ‘조직화’의 변화에 비해 훨씬 어려운 변화영역이
‘사회화’이다. 특히 ‘사회화’는 비가시적 속성을 갖기에 시도하기도,
평가하기도 매우 어렵다는 속성을 갖는다.

일반기업체에 있어서 새로운 CEO가 부임하면
그는 조직을 개편하며, 인사이동을 통해
자신이 계획한 바를 이루기 위한 ‘조직화’를 시도한다.

이 원리는 국가경영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국가 지도자가 새로이 선출되면
그 역시 내각개편을 통해 자신이 천명했던 비전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조직화’를 단행한다.

민간기업이든, 국가경영이든 새로운 지도자의 출현과
그의 계획은 ‘조직화’라는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새로운 지도자의 출현과 그가 원하는 새로운 꿈이
실제적 현실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조직화’를 넘어 ‘사회화’라는 새로운 관문을 넘어서야 한다.

‘조직화’로부터 시작한 변혁이
‘사회화’라는 다음단계의 변화와 연계되지 못하면
'꿈은 현실로 전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화’가 수면위에 돌출된 빙산의 가시적 조각이라면,
‘사회화’는 수면 밑에 거대하게 자리한 빙산의 실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이 새로운 시대의
도도한 변화요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의 내면 구조상 질서변화’가
변화와 혁신의 궁극적 목적이 되어야 하는 연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은
지금 어디에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진지하게 다시금 자문하며,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 

(칼럼작성일 : 2006.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