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윤 박사의 자기계발 경영칼럼]
알프스에서 길 잃은 등반대, 윤형방황을 경험하다!
최재윤(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경영칼럼니스트)
[기고지: 한국전기안전공사, Always! KESCO, Vol.28(2008.1월호), 경영칼럼] http://blog.joins.com/crosslab/9070262
에베레스트, 알프스, 사막에서의 조난사건
한 등반대가 에베레스트 산 정복에 도전한다. 그러나 이들은 베이스캠프를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이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아침 일찍 날이 밝자 등반을 계속하기위해 캠프를 출발했다. 저녁 무렵, 수면과 휴식을 위한 캠프를 설치하기 위해 가장 적당한 지대를 골라 멈추어 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놀랍게도 그 자리는 바로 당일 아침에 출발한 바로 그 자리였던 것이다.
결국 하루 종일 빙빙 ‘제자리 맴돌기’만 열심히 한 셈이었다.
첩첩 고산(高山)을 정복하기 위한 첫 작업은 산 아래에 베이스캠프(base camp)를 설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하루 종일 등반 후 어둠이 찾아들면 2차 캠프를 설치하게 되고, 다시 날이 밝으면 정상을 향해 부지런히 전진하는 동일한 일상의 반복이 정상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된다. 그런데 이들에게 어느 날 열심히 등반하였지만, 그 결과는 어처구니없이 ‘제자리로의 회귀(回歸)’였던 것이다.
이 사건은 이들에게만 일어난 일은 결코 아니었다. 알프스 산에서 조난 후 13일 만에 구조된 사람의 이야기나 사막에서의 조난 경험담 등에서 심심찮게 등장했던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작은 오차가 만드는 치명적 결함: 윤형방황(輪形彷徨)
정상을 직접 바라보며 오르내리는 작은 산과 달리 높고, 깊은 산일수록 정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오르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지도’와 ‘나침반’에 의존하게 된다. 이때 만약 목표지점과 나침반상에 약 3도의 편차가 발생하게 되면, 마치 바퀴 둘레를 빙빙 돌 듯 주변을 맴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윤형방황(輪形彷徨)’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나침반 각도상 3°의 작은 오차가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만드는 셈이다.
즉 하루 종일 열심히 등반하였음에도 혹은 사막의 조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작은 오차로 말미암아 그 모든 노력이 헛수고에 그칠 수 있다는 교훈이다.
오늘 우리 삶 속의 윤형방황
우리의 개인적 삶, 조직의 삶도 결국 각자가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를 향한 끊임없는 등반과정에 비유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각자가 도달하기 원하는 정상(頂上)을 갖는다.
개인에게는 자신의 삶을 통해 도달하기 원하는 미래의 자화상일 수 있으며, 기업체라면 그 조직이 지향하는 향후의 어떤 이상적 모습일 것이다. 모든 이가 똑같이 베이스캠프를 출발한다. 비록 모두가 그 형상은 달리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각자가 지향하는 정상은 다르지만 일년, 이년, 삼년 각자의 캠프를 설치하며, 정상을 향해 등반을 계속해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자의 캠프 좌표에 차이가 발생한다.
어떤 이는 게으른 삶으로 여전히 베이스캠프 혹은 2nd 캠프에 주저앉아 있을 수도 있다. 또 혹자는 열심히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3°의 작은 편차로 말미암아 윤형방황에 빠진 채, 주변을 계속 맴돌고 있을 수도 있으며 다른 혹자는 3rd 캠프까지는 제대로 올랐으나, 그 다음부터 윤형방황에 빠져 제자리 맴돌기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우리 대다수가 지금 이와 같은 윤형방황을 하고 있거나, 또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저들이 열심히 등반하였듯이, 우리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또 다른 이들에게 이 윤형방황은 10년 전이나, 오늘이나 동일한 사고방식, 동일한 통찰력, 동일한 이해력의 형태로 존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삶 속에, 그리고 우리 조직체에 더 이상 윤형방황이 지속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우리의 인생엔 연습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요. 우리의 삶은 단 한번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 ‘윤형방황을 피하는 지혜’는 다음 호에 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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