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잡지: 한국전기안전공사, 월간 전기안전, 2009.01(통권40호), 이달의 창-경영칼럼]
우리를 결정짓는 것
호텔 직원과 유력한 미남 상원의원 후보간 사랑을 그린 로맨스 영화, ‘러브 인 맨하턴(Maid in Manhattan)’ 에 멋진 대사 한 구절이 나온다.
“너무 끌었어. 나한테 이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어. 사람들은 돈으로 우릴 만나지만, 우린 품위(品位)와 지혜(智慧)로 그들을 만나야 돼. 복종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하는 거라구. 우릴 결정짓는 건 이런 직업 따위가 아니라, 절망 앞에서 얼마나 잘 일어서느냐 하는 거야. 자넨 꼭 훌륭한 매니저가 될거야.”
투숙객인 한 미남 정치가의 오해로 객실 청소담당 여직원(메이드)이 데이트 신청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데이트를 도운 혐의로 같은 호텔에서 캡틴으로 한 평생을 일한 흑인노인과 그 여성 메이드가 직장을 잃게 된다. 이 때, 그 흑인 캡틴이 함께 해고당하는 여성 메이드에게 위로로 건네는 명대사 한토막이다.
안쓰러운 생각에 객실 청소담당 메이드를 방조한 이유로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호텔을 떠나는 한 늙은 흑인 노인! 보통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그 메이드를 원망할 법도 한데, 그는 오히려 그 여성을 위로하며 격려한다. 그 자신 또한 해고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간주한다.
위기와 고통, 새로운 비상(飛上)을 위한 에너지!
모든 생명체는 위기와 고난, 시험으로부터 자유 할 수 없다. 그건 생명이 붙어 있음에 대한 한 증표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위기와 고통의 순간들은 모든 생명체를 새롭게 진화시키는 원동력이다.
또한 이 원리는 무생물의 세계에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 철칙이다. 모진 풍파와 시련, 인고의 세월을 거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계는 존재치 않기 때문이다.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해안선조차도, 깍아 지른 듯 비경을 자량하는 암벽과 기암괴석조차도 모두가 모진 풍파의 역사 속에서 빚어진 결과물이니 말이다.
차이가 있다면, 자연과 달리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 행동으로 위기와 시험, 고통에 대해 반응하는 ‘주체적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기와 고난으로부터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순 없지만, 그것에 대한 해석과 대처방식은 각자에게 주어진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이젠 주목받는 국내 대기업으로 크게 성장한 한 대그룹이 있다. 이 그룹 창업자는 젊은 시절 갑작스런 ‘근육무력증’으로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근 3년에 결친 병상에서의 투병생활이 시작된다. 이 때 그는 3년 동안 병상에 누워 시중에 출판되는 경영관련 서적 800여권을 독파한다. 얼마 후, 그는 기적적으로 완치되어 퇴원한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신선한 아이디어는 시장상황과 맞아 떨어졌고, 이 기업은 단기간 내에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한다. 그는 후에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급성장한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관련분야 20~30년 정도의 실전경험을 통한 경륜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험이 없는 제가 이 회사를 무리 없이 경영할 수 있었던 것은 투병생활 3년 동안 병상에서 읽었던 약 800 여권의 서적이었습니다. 이들을 통해 실전 필드에서 20~30년 걸려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간접적으로 터득한 셈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회사를 무리 없이 경영할 수 있었습니다.”
인생을 새로운 지경(地境)으로 이끄는 황금 열쇠, 긍정 마인드와 행동 !
항공기의 이, 착륙과 비행에 대기의 저항은 필연적이다. 서핑(surfing)과 요트 역시 거친 파도와 바람 없이는 한 치의 전진도 불가능하다.
어떤 이는 거친 파도 앞에 몸을 사리지만, 어떤 이는 새로운 항해를 준비한다. 우리 인생의 항해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평생 몸담았던 직장의 ‘실직 위기’ 앞에서도 담담히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기회’로 해석하는 늙은 흑인 캡틴에게서나, 근육무력증 앞에서 인생을 포기하는 대다수의 환자들과 달리 긴 병상 생활을 제2의 인생을 출발하기 위한 ‘도끼날을 가는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은 젊은 기업가에게서 동일하게 발견하는 것!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환경에 대한 ‘긍정적 해석과 자세’였다.
그리고 이들의 ‘긍정적 마음과 행동’은 그들의 인생과 운명을 새로운 전진으로 이끈 가장 큰 동력이었다. 또한 같은 지경에 안주했을 인생을 새로운 기적의 인생으로 이끈 안내자였다.
왜냐하면,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만을 도울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일본 소설작가, 마루야마 갠지(丸山健二)는 자신의 소설 ‘천년 동안에’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세상은 어떻게든 살아보고 싶다고 강하고 강하게 바라는 자만을 위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 수많은 고난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는 까닭 역시, 실은 이와 같은 이들을 새로 빚어주기 위함이다. 당신도 그런 인간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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