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12-08 13:16
:: [경영칼럼, 조직문화, 위기경영]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문화, ‘이념과 이상’이 살아 숨쉬게 하라! ::

 글쓴이 : 최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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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조직문화, 위기경영]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문화, ‘이념과 이상’이 살아 숨쉬게 만들라!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 경영칼럼니스트)


[기고지:삼성그룹 홈페이지/ 매거진칼럼, 2008년8월22일, http://www.samsung.co.kr/magazine/ ] http://www.samsung.co.kr/news/biz_view.jsp?contentid=121000&category1id=19&category2id=51&sort=&codeid=&sorttype=&companyid=&searchword=&syear=&smonth=&eyear=&emonth=&searchyear=&searchmonth=


어느 기업에나 위기는 찾아온다. 그리고 위기 극복을 위해 언제나 강조되는 것은 창업 정신과 비전을 되살리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구성원이 하나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창업 정신과 비전이 살아 숨쉬고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잘 발휘하면서 서로 동료의식을 가지게 하려면 기업문화, 조직문화가 바로 서 있어야 한다.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비전을 공유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기업문화의 힘'이다.


비상(飛上)할 것인가 쇠락(衰落)할 것인가? 위기를 넘는 힘의 근원, 기업문화

‘성장하는 기업은 필연적으로 위기를 맞이한다.' 위기는 새로운 성장과 성숙을 위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는 의미다. 인생살이든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든 위기는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새로운 도약의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에게 위기는 ‘새로운 비상을 위한 소중한 계기'가 된다. 반면, 또 다른 기업에게는 위기가 존립 근거마저 뒤흔들어 놓는 ‘마지막 종착점'이 되기도 한다.

어떤 기업은 동일한 위기를 매번 되풀이하는가 하면, 또 다른 기업은 한 번의 위기에서도 금과옥조와 같은 교훈을 얻어 동일한 위기가 되풀이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위기를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어내며 또 다른 비상의 계기로 삼거나, 동일한 위기가 되풀이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이 새로운 힘의 근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조직에 내재한 기업문화'이다.


혼다! 땅의 경계를 넘어 창공으로 날아오르다!

혼다는 1948년 ‘혼다 소이치로'에 의해 창업되었다. 지금은 전 세계 28개국에 138개의 공장이 있고, 약 14만 명이 일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자전거 수리공으로 시작해서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3대 경영자 중 한 사람이 된 혼다 소이치로의 처음 목표는 ‘하늘을 나는 꿈의 실현'이었다. 그의 시작은 미약했다. 첫 제품은 ‘자전거'에 ‘발전용 엔진'을 결합시켜 만든 ‘자전거 오토바이'였다.

그러나 창업 13년 만인 1961년 혼다는 세계 오토바이 레이스를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이 감히 넘보지 못하던 미국 땅에 혼다자동차공장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1962년에는 ‘자동차 제조업체'로 변신했으며, 2003년 12월에는 드디어 창업자가 처음 품었던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혼다가 자체 제작한 독자 비행기 모델인 ‘혼다 제트(Honda Jet)'가 첫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비록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가 세상을 떠난 1991년으로부터 여러 해 지난 뒤였지만 말이다.


위기는 자생력을 기르는 새로운 에너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연비와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 새로운 환경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나, 닛산 등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가 바로 ‘기술의 혼다'이다. 혼다가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되는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게 된 것은 초창기에 쓰라린 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혼다 소이치로는 1928년 작은 정비소를 차려 자동차 수리를 하면서 부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업이 번창해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기술적 한계와 치명적인 자금난 등으로 고전하게 된다. 결국 1946년 회사를 도요타에게 팔아 버리고 ‘혼다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혼다 소이치로는 이를 모체로 1948년에는 ‘혼다기연'을 창립해 오토바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군용 발전기를 개조해 자전거용 보조동력을 만들었던 이 회사가 바로 지금의 혼다로 발전한 것이다.

이 당시 몇몇 대기업들은 혼다의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안정되고 우수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었다. 게다가 1949년 후반에 들어와서는 판매업자들이 자신의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혼다의 매출량을 인위적으로 월 80대 수준으로 통제함에 따라 매출 신장에 제한을 받는다. 그리고 경쟁 회사들이 소음은 적고 힘이 좋은 4기통 엔진을 개발함에 따라 2기통 엔진 의존형 제품군을 생산하던 혼다를 위협한다.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은 외국 회사와 합작으로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남이 하는 일은 절대 흉내내지 마라'라는 창업 정신에 따라 혼다는 독자 기술을 고집했다. 초보적인 오토바이로 노하우를 쌓아 가면서 기술력을 높였다. 특히 흰 연료탱크에 빨간 엔진을 얹은 ‘컵(CUP)'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드림', ‘벤리' 등이 연달아 히트했다.

그러나 1954년 혼다기연은 심각한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오토바이 사업이 잘 되자 전국적으로 오토바이 업체가 무려 250개가 넘게 생긴 것이다. 혼다의 오토바이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고, 신제품에서마저 결함이 발생되자 전혀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새로 구입한 5억 5,000만 엔의 공장기계 대금도 지불해야 하는 그야말로 ‘3중고'에 시달리게 되었다.

당시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던 혼다 소이치로는 ‘스피드 오토바이 개발'을 통해 오토바이 레이스에 도전하기로 결정한다. 곧 스피드 시대가 다가올 것을 예감한 것이다. 1958년 혼다에서 생산한 슈퍼컵(Super Cup)이 크게 히트를 치면서 오토바이 제작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혼다는 1961년 영국에서 열린 ‘TT 오토바이 레이스'에서 1등부터 5등까지를 모두 휩쓸면서 오토바이 업계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리고 혼다의 ‘스피드에 대한 꿈'은 본격적인 자동차 산업 진출로 이어졌다. 그리고 계속 기술을 발전시킨 끝에 1986년 자동차 F1(Formula 1) 경주대회에서도 그랑프리를 거머쥐어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을 놀라게 했다.

혼다가 이처럼 세계 자동차 업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위기일 때 오히려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힘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 힘은 ‘남다른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창업 정신에서 비롯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에서 세계 최고'일 뿐만 아니라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오늘의 혼다를 만들어 온 것이다. 그리고 위기 속에서 축적된 학습 능력은 석유파동 시에는 ‘CVCC엔진(Compound Vortex Controlled Combustion Engine, 혼다가 1972년 개발한 저공해 자동차 엔진)' 개발로 이어졌으며, 최근에는 ‘린녹스 촉매(혼다가 2007년 까다로운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개발한 새로운 엔진의 핵심기술)'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비상(飛上)의 원천으로 작동하고 있다.


창조경영 시대의 기업문화: 가치와 이념, 이상을 살아 숨쉬게 하라!

세계 최고의 기업들, 그중에서도 장수기업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조직과 구성원을 움직이는 힘이 ‘통제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Control)'가 아니라, ‘문화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Culture)'라는 사실이다.

‘문화에 의한 관리' 방식은 그 조직이 최우선으로 하는 ‘존재 의미와 가치, 이념, 철학'이 살아 숨쉬며 조직 구성원의 의식을 지배하고, 각자의 행동을 움직이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반면 ‘통제에 의한 관리'는 관리자들의 지시와 명령, 감독에 의해 모든 구성원들의 행동이 감시, 감독되는 관리방식을 의미한다.

조직 구성원 모두를 혁신적 인재로 만들어야 하는 창조경영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경영 방식이 ‘통제에 의한 관리'에서 ‘문화에 의한 관리'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혼다는 설립 초기부터 ‘문화에 의한 관리' 방식을 고수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조직의 일상적 업무에서 장기적 경영 전략에 이르기까지 전 조직과 구성원의 일체화가 가능했다. 한 번 경험한 문제나 위기는 나중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직 지능(Organizational Intelligence)'과 ‘방어 기제(Defense Mechanism)'를 전 구성원들이 학습하였다.

2003년 부임한 후쿠이 다케오 사장은 혼다의 존립 근거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혼다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은 기쁨을 창조하고, 후세에 전달하는 것이다.” ‘수익'을 중시하지만, 수익 자체를 넘어선 ‘보다 숭고한 가치, 이념'에서 존재 의미를 찾는다는 창립자의 꿈이 계승되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불변의 진리는 ‘학력 배제', ‘평등 인사', ‘공사혼동 배제', ‘깨끗한 경영' 등 ‘공평무사의 경영'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성원 꿈의 크기, 비상(飛翔)을 위한 날개!

모든 역경과 위기는 개인적 삶, 그리고 조직의 경계선을 허무는 최고의 확장 기회이다. 그리고 모든 조직체가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또 그 꿈을 가로막는 장벽을 넘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창립자와 CEO, 조직 구성원들이 내면 깊숙이 간직하고 있는 꿈의 크기'이다.

또한 우리 조직체의 ‘가치와 이념, 철학'은 우리가 만들지만, 일단 만들어진 가치와 철학, 이념은 ‘우리를 이끌어 가는 무한한 힘'이다. 하늘을 날겠다던 혼다 소이치로의 꿈이 오늘의 혼다를 ‘지상의 경계를 넘어 창공으로 비상'하도록 이끌었듯이 말이다.

오늘 나와 내 가정, 우리 팀, 우리 조직이 가지고 있는 꿈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꿈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역경과 시련, 위기를 이겨내는 원동력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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