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12-08 13:08
:: [윤리경영, 조직문화, 사회적책임, 리더십 경영칼럼] 새로운 조직경쟁력, 윤리경영 ::

 글쓴이 : 최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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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_ 윤리경영] 새로운 조직 경쟁력, 윤리경영!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경영칼럼니스트)


[기고지: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전문가 칼럼- 새로운 조직경쟁력: 윤리경영', 웹진(2008.6월), KICTEP]

http://www.kictep.re.kr/app/webzine/2008_06/menu.jsp?menuId=sub_05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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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 미국 교육계에, 그리고 얼마 전에는 일본 교육계에 새로운 자성(自省)의 물결이 일어났다.

다름 아닌 상업적 자본주의와 엘리트 지상주의에 치우친 ‘일방적 학업 성취도 위주의 교육정책’이 빚어낸 사회적 역기능에 대한 새로운 인식 때문이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양성이라는 경쟁위주의 교육정책은 ‘경제적 가치 증진’에는 기여하였지만, 그것 못지않게 ‘사회 시스템 훼손’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잉태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육정책은 ‘인간성, 문화가치 향상’ 등과는 상반된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 정책적 오류는 진정으로 풍요로운 사회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윤리적 ․ 문화적 가치의 조화와 실현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 공동체”라는 원론적 가치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21C, 새로운 경쟁동인: 인간의 정신개발

 ‘우리의 경쟁력은 사람개발이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정신개발이다.’

20세기 최고 경영자중 하나로 손꼽히는 GE, 전임 CEO인 잭 웰치(Jack Welch)의 발언이다.

“나의 비전과 희망은 간단하다. 많은 기업 리더들이 기업의 주된 역할은 물질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한 공장이 아니라 ‘인간 정신을 키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중략). 나는 또한 경영대학원들이 다음 10년간의 도전을 받아 들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미래의 경영교육 프로그램은 국지적인 것이든, 국제적인 것이든 사회, 정의, 인권, 지역사회 경제, 윤리적인 언어와 행동을 가르쳐야 하며, 인간정신의 생산성을 가르쳐야 한다. 경영대학원이 우리의 개인적인 가치관과 경제적 이해가 교차하는 곳이 될 수 있다면 혁명적일 것이다.”

 20세기 여성 경영자중 국제적으로 가장 커다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더 바디숍(The Body Shop)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Anita Roddick)의 말이다.

  20세기 비즈니스계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 전 세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 이들 두 사람은 국적, 성별, 경영철학, 사회적 배경이 크게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간의 정신개발’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둘은 예외 없이 향후 기업, 사회, 문화공동체의 최고경쟁력 동인을 ‘인간의 정신개발’에 달려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과제: ‘인간의 정신개발’을 가능케 하는 조직 만들기

 이제 한국사회에도 전 영역에 걸쳐 창조경영, 창의혁신이 강조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되었다. 창조와 창의는 ‘인간의 정신구조, 즉 사유체계와 인식체계’를 근간으로 하여 수행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조직구성원의 정신개발’이 개인, 팀, 조직의 수준경계를 넘어 가장 중요한 경쟁동인이자 시급한 과제가 됨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자유로운 사유(思惟)와 인식(認識)흐름이 가능토록 만드는 조직, 그건 다름 아닌 ‘각 구성원의 다양성과 내면적 의식 ․ 감성의 자유로운 흐름’이 허용되는 조직문화와 ‘구성원의 자발적 자기통제’가 가능한 성숙한 자기통제 메커니즘을 갖춘 조직체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요청되는 첫 번째 요건은 무엇일까?

 단지 일사불란함과 빠른 일처리의 수준을 넘어, 스스로가 자생적으로 ‘지식창조 조직화’를 만들어 내는 ‘21세기형 조직체’로의 진화를 만들어 내는 바로 그 동인 말이다.

그것은 ‘조직 구성원 각자, 각자가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근거한 온전한 인격적 대우를 받으며, 조직전체가 온전한 관계 메커니즘’을 형성하는 것이다. 다름 아닌, ‘윤리적 원칙과 원리가 지배하는 팀, 조직’이라는 전제조건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윤리적 원칙과 원리에 의해 이념, 전략, 관리, 관계, 일’이 수행되는 조직체만이 ‘21세기, 새로운 경쟁동인으로 대두하는 인간의 정신개발’을 가능케 할 뿐더러, 이 새로운 시대에 지속가능 경쟁력을 갖는 유일한 조직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체는 조직 내부적 관계를 넘어, 조직 외부와의 제반 경영활동 및 이해관계자 전반에 걸쳐 공정, 투명한 행동과 대응으로 사회전체의 지속가능능력을 증진시키게 되는 것이다.


윤리적 원칙과 원리에 근거한 조직 만들기

 윤리와 윤리경영 이해 윤리(ethics)란 일반적으로 행위의 옳고 그름, 혹은 선과 악, 또는 도덕적인(moral) 것에 대한 판단 기준의 체계이다(Barry, 1983).

 윤리경영이라 함은 윤리와 경영의 결합어이다. 이는 철학과 사회학에서 주로 논의의 대상으로 다루어지던 윤리의 개념을 기업 경영활동 전반에 적용한 개념이다.

즉 자본주의의 발달과 더불어 기업의 경영활동 자체가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대하게 되었다. 따라서 개인차원과 집단차원에 요구되었던 윤리적 규범과 가치체계 역시 기업조직체에 적용을 요구받게 되었으며, 이를 기업에 적용하면서 태동된 새로운 신조어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학문적인 개념정의나 내용이 존재하지 않으며, 체계적인 이론정립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문적 이론토대의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가 일찍이 발전한 서구의 기업들에서는 기업 자체적으로 윤리경영이 일찍부터 실행되어져 왔다.

이는 서구자본주의와 서구기업의 정신적 모태가 프로테스탄트 정신에 근거하고 있는 연유에 기인하는 결과로 여겨진다.

 따라서 많은 서구 선진기업들에 있어 윤리경영이란 개념은 오히려 생소한 개념으로 인식되어지기까지도 한다. 왜냐하면 이들 기업들에서는 윤리경영이 근간으로 하고 있는 주요 내용들이 ‘윤리경영’이란 개념으로서 불리어지거나, 인식되어져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윤리경영이란 개념으로 불려지거나 강조되기보다는, 기업 초기부터 ‘기업의 사명(mission), 영업활동․근무 규칙(rules)' 등에 기업이 당연히 준수해야 하는 일종의 가치 ․ 규범체계로 정착, 실행되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윤리경영이 별도로 존재하여왔기 보다는 기업문화를 통하여 기업과 조직구성원들이 준수하여야 할 일종의 가치체계로 존재하여 온 것이다.

 본 글에서는 ‘윤리경영’의 개념적 정의를 윤리의 개념에서 차용, 적용하여 ‘기업이 경영활동을 전개함에 있어 기업이 선택하여야 할 행위 및 의사결정의 결정인자로 작용하는 옳고 그름이나 선과 악, 또는 도덕적인 것에 대한 판단기준 체계와 행위’라 정의한다.

  따라서 윤리경영은 ‘조직구성원 개인의 행위체계뿐만 아니라 기업과 조직구성원간 관계, 기업과 소비자, 기업과 사회간의 제 관계 속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개념’이다.

 또한 윤리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견지에서 볼 때, 경제적 책임과 법적 책임의 영역을 넘어서 윤리적 책임을 포괄하는 개념적 특성을 갖는다. 즉, 윤리경영은 사회가 공기(公器)로서 기업에 요구하는 법적 책임 준수는 물론, 사회가 요구하는 사회 윤리적 바램 까지도 기업의 의사결정 및 행동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법적 책임이 없다 할지라도 사회의 일반적 상식이나, 사회 통념상으로 요구되거나 기대되는 일반적 윤리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것’이 윤리경영이다.

윤리경영 사례와 시사점 기업을 둘러싼 소비자 및 사회단체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진화는 기업으로 하여금 기업의 존립기반에 대한 새로운 인식전환을 가져오게 한다.

소비자와 사회단체들은 이제는 더 이상 기업이 좋은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싼 가격에 공급하는 경제적 요인에만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의 전반적 프로세스에도 관심을 갖고 감시하는 등 기업으로 하여금 경영 전체 프로세스에 걸쳐 소비자와 사회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고려할 것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예컨대 다음 사례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패러다임 변화를 확연히 보여준다.

  1995년 다국적 석유회사인 셸이 북해의 원유채취 플랫폼 ‘브랜트 스파(Brent Spar)'를 바다에 침몰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셸은 ’브랜트 스파‘를 육지로 끌어다 철거하는 대신 그냥 통채로 바다에 묻는 것이 가장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소비자들의 강력한 불매 운동과 항의에 부닥쳤고 결국 계획은 백지화되었다.

  이 사건은 셸이 기업을 둘러싼 환경과 경영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단순히 ‘성장과 이윤의 추구’라는 목표만으로 경영 활동을 하는 데 한계를 느끼게 된 것이다.

1976년에 만들어진 셸의 ‘경영 원칙(business principle)'에 인권(human right)과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이 첨가되었다. 유럽의 기업들은 이 같은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가장 큰 움직임은 지속가능성의 개념을 ’경제적인 것‘에서 ’생태적인 것‘으로 다시 ’사회적인 것‘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셸은 이 원리를 ’3P'로 구성하고 있다. 3P는 이윤(profit), 지구(planet), 인간(people)을 의미한다. 셸은 연례 경영보고서 외에 이 세 부문에서 셸의 활동을 소개한 ‘셸 리포트’를 매년 만들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필립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필립스는 1998년 이후 환경보고서를 발간해 오고 있다. 2003년에는 이를 ‘지속가능성 보고서’로 대체했다. 필립스의 ‘지속가능성’ 역시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위의 사례들과 같이 이해관계자들의 패러다임 변화는 기업에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윤리경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수준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엔론(Enron)사태’나 일본 식료품 업체인 ‘유끼지루시(雪印) 사태’에서 나타났듯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 더 이상 존립할 수 없게 된 시점이 되었다.


윤리경영의 세계 표준화 동향: 건설, 교통, R&D 분야에 주는 시사점

 경제협력개발기구(OPEC)는 1997년 ‘국제 상거래 뇌물방지협약’을 채택하였으며, 세계은행은 ‘반부패 지식자료센터’를 설치하는 등 국제기구들은 윤리경영의 세계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의 윤리기준 준수가 미국기업들이 해외 입찰 참여 등 국제 경쟁 활동을 전개함에 있어 윤리기준을 준수치 않는 외국 기업들에 비해 공정 입찰활동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항의로 촉발된 미국의 윤리경영 표준화 시도는 향후 세계 기업의 윤리경영 기준이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미국의 EOA(Ethics Officer Association)는 ‘기업윤리 경영 표준안’을 제정하였으며 이를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상정한 바 있다.

 EOA의 윤리경영 시안(試案)은 윤리강령, 전문임원, 교육, 감사, 처벌 등 72가지를 망라하는 가이드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ISO 26000, UN Global Compact, GRI 등 지속가능경영관련 글로벌 표준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비윤리적인 기업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 되어져 가고 있다. 결국 이러한 국제 흐름은 국내 기업들로 하여금 글로벌 기준에 맞추어 윤리경영을 도입, 실행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러한 외부 경영환경의 압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윤리경영을 도입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자각과 인식 속에서 윤리경영을 도입, 실행할 때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마지못해 도입되는 경영혁신이나 제도, 기법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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