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12-08 13:44
:: [최재윤 박사의 윤리경영, ESG, 윤리리더십, 조직문화, 경영칼럼] 장수기업의 비결 ::

 글쓴이 : 최재윤
조회 : 1,392

[윤리경영, 윤리리더십, 조직문화, 경영칼럼] 장수기업의 비결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경영칼럼니스트)


[기고지: 한국전기안전공사, 월간 전기안전_이달의 창(경영칼럼), 2009.04(통권43호)]


장수(長壽)와 단명(短命)을 가르는 분수령 


 기업 수명을 평균 30년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것도 연구자와 연구대상 국가에 따라 그 추정치가 다르다. ‘포천(Fortune) 誌의 500대 기업 리스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하면, 북반구의 경우에는 기업 평균수명이 20년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1970년대 ‘<포천> 500대 기업’ 중 1983년까지 사라져버린 기업들이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며, 미국의 기업 평균수명은 4.8년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까지도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많은 기업들이 장수하지 못하고 단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이와 반대로 일본의 스미토모(Sumitomo; 일본의 종합무역상사로 리에몽 소가가 1590년 설립한 구리제련 공장이 모태)와 같은 기업의 경우엔 1590년에 창업되어 아직까지 건재하며, 스웨덴의 한 종이․펄프․화학제품 제조업체인 스토라(Stora; 700여 년 전에 스웨덴 중부의 구리광산에서 출발했으며, 처음에는 정부가 운영)사는 700년 이상이나 지난 현재까지 경쟁력을 갖고 장수하는 비결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이 차이에 대하여 제우스(Arie de Geus)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誌에 기고한 ‘살아있는 기업(The Living Company)'에서 그렇게 많은 기업들이 일찍 사라지는 이유를, ‘기업들의 경영방침과 방식이 경제학적 사고에 너무 심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임을 시사하는 증거를 제시한다.

달리 표현하면, 경영자들이 재화와 서비스 생산에만 너무 치중하고, 기업조직이 생존하기 위해 사업하는 ‘인간의 공동체’임을 잊기 때문에 기업이 단명한다는 것이다. 즉 경영자들이 토지와 노동력, 자본에만 관심을 가지며, 그 노동력이 진짜 ‘인간 그 자체인 인격 혹은 인간의 가치’임을 뜻함을 소홀히 하거나, 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변화하되 불변의 정신과 사상은 견지한다


 반면에 장수하는 기업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Anna Karenina)에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다. 반면 모든 불행한 가족은 그들만의 방식대로 불행하다’라는 구절처럼, 조화로운 진화를 가능케 해주는 조직 나름의 독특한 개성과 정신을 가지고 있다.

 즉, 오랜 역사의 부침 속에서도 생명을 이어가는 장수기업들은, 자신이 누구이며, 주변 환경에 대하여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을뿐더러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람을 중시하며, 자금을 절약하여 자신의 미래를 지배하는 기업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호텔 메리어트는, ‘기업의 불변가치를 고수하는 기업문화’와 ‘환경변화에 따른 신속한 변혁’간의 조화로움이 장수기업의 성장 동인중 하나임을 잘 보여 준다. ‘변화가 필요할 때 기꺼이 변화하되, 본질은 잃지 않는다.’ 는 호텔 메리어트를 일컫는 표현이다.
조그만 간이식당으로부터 시작해 전세계 54개국에 총 1,600개가 넘는 호텔체인과 리조트, 회원제 숙박시설을 가지고 있는 메리어트는, 변화와 고유의 가치질서를 잘 융합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변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되 본질과 존립이념만은 절대로 잃지 않는다는 것이 메리어트의 기본 철학이다.

이들은 성공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자축하면서도 자신들이 존재해야 하는 존립이념과 가치에 있어서는 어떤 타협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전통과 변화의 조화’를 통해 항상 자신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기업문화를 통해 오늘의 메리어트를 새롭게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경영철학은 인간적인 면과 시스템적인 면을 잘 조화한 특성을 나타낸다. 전임 AT&T 회장인 로버트 E 앨린은, 메리어트의 성공비결을 불변하는 핵심가치 유지, 변화에 대한 개방성, 문제점을 개선하는 끊임없는 노력, 직원들에 대한 상호 존경심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일본의 스미토모(Sumitomo), 스웨덴의 스토라(Stora)와 같은 대표적 장수기업이나 메리어트와 같은 놀랄만한 성장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기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하는 공통점, 그건 바로 ‘변화하되, 전통과 이념은 고수’하며, ‘전통과 가치를 강조하되, 끊임없는 변화를 허용’하는 독특한 기업문화이다.

 
 ‘영혼 없는 몸은 죽은 것이다’라는 명구처럼, ‘영혼을 가진 기업’은 역사와 외부환경의 부침에 상처를 받을 수는 있으나, 영속하는 한 생명체로서 존속하며, 사회에 그 조직이 본래 부여받은 고귀한 이념과 정신을 가치로 환원하며 영속하게 되기 때문이다.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변화하되 불변하는 태생적 가치의 토대, 즉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 위에서 신속한 변화와의 조화를 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장수기업과 존경받는 기업의 공통분모인 셈이다.
Copyright © 2009 by CROSS MANAGEMENT INSTITUTE

대표전화   031.966.1507

전자우편   cross@crossla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