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함께 뛰어야 함께 산다!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경영칼럼니스트)
[기고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월간 On SAMSUNG MOBILE DISPLAY, 2009. 07. Vol.06, Special Story]
거위 떼, 반란을 일으키다!
얼마 전, 인기 TV프로그램 ‘동물농장’에 장관이 연출되었다. 주인 말 한마디에 따라 2,000마리
이상의 거위 떼가 일사불란하게 달리는 모습이었다. 주인 지시에 따라 2.000여 마리이상의
거위들이 스스로 질서 정연하게 열을 지어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는 모습은 마치 사막의 폭풍
을 연상시켰다. 그렇게 달리다가도 ‘그만, 천천히’라는 한 마디에 순식간에 대열을 유지하며
멈춰 걷는 모습은 인간조차 흉내 내기 어려운 질서정연함, 그 자체였다.
그러기에 국내 농장임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중국 TV에는 이미 오래 전에 방영되었다 한다.
그렇게 주인 말을 잘 듣던 이 거위 떼들이 얼마 전부터 이상한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저녁만 되면 대열을 이탈해 산 속에 몰래 들어가는 소수의 거위 떼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부턴가 주인이 주는 저녁 모이를 먹고 고이 잠들어야 할 한 밤중만 되면
모든 거위 떼들이 떼를 나누어 집 밖으로 나가 산등성이와 숲 속에 각기 포진하는 것이었다.
수년간 거위 떼를 돌보아 온 주인 입장에서도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괴이한 현상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의문점이 풀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밤중에 들 고양이 한 마리가 거위 사육장 근처에 나타나자마자 떼를 지어
매복해있던 거위들이 소리내기 시작한 것이다.
갑작스런 거위 울음소리에 들 고양이는 놀라 달아났다.
거위 떼들의 반란(?)은 며칠 전 저녁 살쾡이와 오소리 등 야생동물에 의해 산란기 알을
품고 있는 암컷들이 희생되자, 자구책으로 그들 스스로 고안해 낸 ‘불침번’이었던 것이다.
미 공군, 이스라엘 공군에게 한 수 배우다
IDF, 이스라엘의 작지만 유명한 공군부대 이름이다. 이들의 유명세는 미 공군이 아랍과의
공중전에서 이 작은 전투단이 거둔 승리비결을 벤치마킹하면서 시작되었다.
상세한 분석결과 이들 승리의 원동력은 한 가지 ‘작은 진실’로부터 비롯되었음이 드러났다.
이들은 공군사관학교시절부터 한 가지 학습되어,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한 가지 철칙이
있었다. 그건 ‘평상시 공중전 연습비행 시 내가 저지른 실수를 우리 동료중 누군가가
답습한다면 곧 나의 격추’라는 사실이었다.
그러하기에 이들은 평상시 연습비행 후, 브리핑시에 ‘자신의 실수는 감추고 새로 개발한
자기 자랑거리만을 발표하던 미 공군의 전투 비행사들과 달리, 남이 눈치 채지 못한
자신의 실수조차도 과감히 공개하며 모두가 공유’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공유’는 미 공군조차 부러워할 전 편대원의 전투력 향상으로 연결되었다.
잭 웰치, 고속승진의 비결을 밝히다!
46세 나이로 최연소 GE회장에 취임한 잭 웰치에게 한 사람이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당신이 그 많은 뛰어난 입사동기들보다 두드러진 승진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이에 잭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당신이 가장 먼저 명심해야 할 것은 ‘당신과 함께 일하는
그 무리(pile)'들로부터 먼저 빠져 나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의 간단한 법칙을 깨닫는 것입니다.
당신의 상사가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어떤 일들을 맡길 것입니다.
이때 상사는 대부분 자신이 당신에게 던진 질문 혹은 일의 대답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우, 당신이 밖으로 나가 상사 자신이 본능적으로 옳다고
믿고 있는 것을 여러분이 확인해 주기를 바라는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밖으로 나가서 맡긴 그 일을 수행합니다. 상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여기서부터 중대한 차이가 생깁니다.
당신은 상사의 질문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잭을 다음과 같은 행동을 주문한다. “당신이 높이 오르고 싶으면 자신의 생각과 시간
을 상사로부터 주어진 질문에 답변하는 것에 한정치 말고, 그 이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상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수준에 그 이상의 부가가치를 더해주는 답변을 제시해야 합니다.
예컨대, 상사로부터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만 제시하는 것을 넘어, 상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세 가지 이상의 다른 생각과 선택,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일처리 방식은 단지 상사의 질문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상부 경영진이 당신에게 부여하는 모든 과제와 책임, 업무 전 영역에 해당됩니다.”
꿈, 내일 우리의 모습으로 빚기 위해 초석(礎石)을 다지자
앞에서 살펴 본 세 사례는 우리 조직의 도약, 그리고 우리 모두의 성장을 위해
다음과 같은 교훈을 시사한다.
첫째, 거위 떼들의 반란은 ‘자발성 문화’의 중요성을 암시한다.
우리 생존을 위협하는 내, 외부 환경변화 속도는 특정 전문가 집단에 의한 분석, 그리고 대응
조치가 주어질 때까지 현장이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현장의 정확한 현실 역시 각각의 구성원보다 더 잘 알 수 있는 계층은 조직 어디에도
존재치 않는다.
따라서 향후 모든 조직 구성원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천부적 민감성과 자발성’에 근거하여
스스로 사고하며, 판단하며, 스스로 관리하는 ‘자발적 학습인’으로의 전환이 요청된다.
둘째, 하나의 작은 실수, 실패에도 민감하여 그것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타산지석으로 삼으며,
새로운 비약의 발판으로 승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야간 기습으로 동료를 잃은 거위 떼들의 불침번이나 이스라엘 조종사들의 실패공유처럼 말이다.
셋째, 주어진 업무를 넘어 그 이상을 스스로 생각하는 ‘새로운 조직인’이 되어야 한다.
잭 웰치는 그의 성공비결을 통해 ‘단지 주어진 업무만을 묵묵히 수행하는 산업화 시대의
근로자에서 주어진 업무 너머까지 예측하며 준비하는 경영자’로서의 조직구성원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그 역시 상사의 지시 혹은 주문사항 너머까지 미리 준비하고, 대처하는
‘부장 같은 평사원’시절을 보냈던 것이다.
넷째, ‘일류를 지향하는 조직인’이 되어야 한다.
이는 조직에서의 직책, 업무에 상관없이 내가 행하는 모든 업무, 인간관계, 서비스에서
‘최고’를 지향해야 함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이 ‘최고지향의 탁월성 추구’는 나와 우리, 조직 전체를 ‘탁월한 팀, 행복한 조직’으로
올리는 초석이자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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