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No.1 기업이 되는 비결, 새로운 사고의 지경을 넘나 드는 조직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경영칼럼니스트)
향후 5년, 혹은 향후 3년 내 ‘세계 1위 기업 진입’ 이란 슬로건을 우리 기업들에게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이를 보면 우리기업 경쟁력의 비약적 발전 속도를 실감하게 된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의 2006년 5월 7일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우리 제품이 59개 품목, 세계17위 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군을 살펴보면, 섬유 및 의류 20개, 철강 9개, 선박 4개, 가전 1개, 무선통신기기 1개 등이다. 이들 중에서도 향후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예견되는 영역은 철강, 선박, 휴대전화 등 25개, 신흥 산업품목 5개이다.
기업인이라면 자사의 미래상으로 세계 1위 기업이 되길 한번쯤 누구나 꿈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원대한 꿈을 현실로 전환함에 있어 우리에게 요구되는 자질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때 요구되는 자질 중 하나는 ‘새로운 사고(思考)의 지경(地境)을 넘나드는 구성원 만들기’이다.
여기서 의미하는 ‘새로운 사고의 지경’이라 함은, ‘자신의 연구영역, 전공영역에만 한정된 사고의 범주’를 떠나, ‘자신의 전공, 연구영역을 넘어 다양한 학문, 경험, 시야를 경험하며, 통합화하는 열린 사고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사고의 지경을 넘나드는 구성원 만들기가 가능하며, 이를 촉진하고, 장려하는 문화를 갖춘 조직체만이 세계 1위 기업이 될 수 있다. 이런 구성원들로 가득한 조직은 인간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호기심과 경외감’으로 넘쳐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호기심’, ‘경외감’은 기발하면서도 인간과 자연을 진정으로 진지하게 고민하며, 존중하는 ‘아름다운 제품과 서비스’로 거듭 새롭게 전환될 것이다.
이런 구성원들과 조직은 그저 생계를 위한 경제적 목적과 승진이란 동물적 본능을 충족하기 위해 맹목적 충성으로 일관하는 다른 조직체들이 결코 추월할 수 없는 소중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런 조직은 ‘호기심’과 ‘경외감’에서 필연적으로 생성되는 ‘자발적 에너지’로 ‘자기 조직화’되어 갈 뿐만 아니라, ‘자기존재 영역(제품, 서비스, 시장, 업종)’의 지경도 허물어 간다.
앞서 인용한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보도자료는, ‘한국의 1위 품목들 가운데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품목도 많지만 경공업을 중심으로 점차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있고 앞으로 중화학공업으로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신흥 산업군에서 1등 품목을 새로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값싼 인건비와 광활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 기업의 추월을 극복하기위한 묘책 역시, 이젠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이 요청됨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경쟁력이 ‘가격정책’에 있었다면, 이젠 새로운 경쟁력의 동인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새롭게 채택되어야 할 경쟁력으로서 ‘가격요인’은 이제 과감히 버려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설령 남북교역의 활성화로 북한의 인력을 활용한다 할지라도 ‘가격’을 경쟁력의 동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남북교역을 통해 얻어지는 ‘가격 경쟁력’은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기간’ 및 ‘투자’에 활용하는 지혜가 요청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지향하여야 할 새로운 경쟁 동인으로서 앞서 제시한, ‘새로운 사고의 지경을 넘나드는 조직 만들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
것은 지극히 단순하다. 구성원들에게 인문, 사회, 자연과학, 예술, 문학 등에 대한 다양한 접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이와 같은 투자와 교류의 장은 기업성과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 비록 그렇게 보인다 할지라도, 장기적 관점으로 이를 촉진하는 것이다. 또한 특정 전공, 특정 대학 출신의 특정 부서 편중 현상을 피하는 것이다.
같은 동류의식을 갖춘 사람들끼리 특정 부서에 집중하면 일의 효율성은 높아진다. 왜냐하면, 이들은 설령 신입사원이 새롭게 배치된다 하더라도, 전공과 특정대학에서 획득된 의사소통 언어와 관념의 유사성으로 말미암아 신입사원에게 오랜 적응기간이 요청되는 학습기간이 전혀 필요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대학 혹은 특정 전공 출신의 ‘동류집단 배치’는 일의 효율성은 높이나, 기존의 벽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개선방안이나 아이디어가 발현될 가능성은 오히려 감소시키게 된다. 왜냐하면 ‘집단사고(group thinking)’의 근원으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전공, 다양한 배경, 다양한 시각을 소지한 다양한 구성원들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견해를 빚어내게 된다. 때론 사물에 대한 인식과 해석 차이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자체에서 연유한 갈등’이 아닌 ‘업무를 둘러싼 갈등’이라면 조직에 풍부한 ‘지적 자양분의 토대’가 된다. 그리고 이를 촉진하는 기업문화가 체질화될 때 어떤 기업도 생각지 못한 소중한 가치와 기발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빚게 된다.
구성원들로 하여금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각기 다른 경험과 지식 등을 체험하며, 교류하도록 도울 때 이들은 ‘여유 시각(redundancy viewpoint)', '여유 지식(redundancy knowledge)'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와의 비공식적 지식교류채널’을 활성화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디자인, 연구개발, 판매, 조직관리, 생산방식, 마케팅, 사회공헌에 이르기까지의 기업 전 영역에 대한 혁신으로 승화된다. 그리고 이 혁신능력은 곧 ‘세계 No.1 기업’의 탄생배경이 된다.
‘세계 No.1 기업’,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기만의 ‘독자적인 의식세계와 문화양식’ 이 전제될 때만이 비로소 넘을 수 있는 새로운 지경(地境)이기 때문이다.
(작성일: 20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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