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조직문화, 혁신경영, 창의성, 행복한 일터] 황홀한 경영
최 재 윤(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경영학박사)
[기고잡지: 한국전기안전공사, 월간 전기안전, 2009.06(통권45호), 이달의 창-경영칼럼]
디즈니에서 경영을 배우다! 디즈니랜드(Disneyland)는 생쥐 한 마리에서 영감을 얻어 ‘미키 마우스’를 탄생시킨 월트 디즈니의 ‘평생 꿈의 산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뿐만 아니라 현재는 일본, 프랑스, 홍콩에도 디즈니랜드가 탄생, 운영되고 있다. 미국 디즈니랜드를 처음 방문했을 때 느낀 감정은 디즈니랜드는 단순한 테마파크 그 이상이었다. 미국인 방문객 대다수가 가족단위라는 점, 그리고 단지 하루가 아닌 수일에 걸친 가족여행을 통해 가족 간 유대감과 애정을 회복하는 ‘행복의 장’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치열한 경쟁과 바쁜 직장생활로 일상사속에서 잊고 지나치던 부모와 자녀, 그리고 부부관계를 다시금 회복하는 ‘생수의 역할’을 미국사회에서 감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디즈니랜드가 세계적인 명소로 인정받게 된 배경에는, 디즈니랜드 특유의 경영철학에 근거한 '그들만의 삶의 방식'에 근거한다. 경영컨설턴트 톰 피터스(Tom Peters)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디즈니랜드는 ’황홀의 순간(Magical Moment)'을 창출하는데 명수이다. 고객들은 디즈니에 발을 들여 놓은 순간부터 계속 이어지는 ‘황홀의 순간’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 우리 삶의 최종 지향점은 어디인가? 디즈니랜드 명성의 원동력은 ‘뛰어난 서비스 정신의 실현’이다. 이를 위해 고객 참여를 유발하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다양한 만화 등장인물과의 사진촬영 등 다양한 이벤트,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훌륭한 놀이시설 등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벤트와 시설은 여 타 경쟁자들과 별 차이점이 없다. 디즈니랜드는 경쟁자들이 결코 따라올 수 없는 그들 특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 원천은 무엇일까? 디즈니랜드와 여타의 경쟁자들을 차별화시키는 본질적 요인중 하나는 그들의 '존립 목적 내지 존재 의미'에서의 차이에 기인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윤추구’를 가장 중시한다. 하지만 디즈니에게 있어 ‘이윤추구’는 기업이 존속하기 위한 필요조건 하나에 불과하다. 디즈니랜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Happiness)'이다. 디즈니랜드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이 ‘가족끼리 즐겁게 찾아와서 행복을 느끼고 가는 것’, 이것이 바로 디즈니랜드가 추구하는 최고의 존재가치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디즈니랜드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이 최우선으로 중시된다. ‘디즈니랜드 안에서는 모두가 행복을 느끼는 것!’, 이것이 디즈니랜드에서 보호되어야 할 최고 지상과제가 되는 것이다. 이때 행복해야 할 대상은 ‘방문객’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고 있는 ‘모든 종사원’들도 포함된다. 즉 방문객과 기업 종사자 ‘모두가 행복을 느끼는 것!’, 이것이 바로 디즈니랜드의 신조(信條)가 된다.
모두가 행복한 기업, 모두를 황홀하게 만들다! 디즈니랜드를 벤치마킹한 여타 외국의 놀이동산 운영자가 똑같은 분장의 캐릭터, 더 최신의 놀이시설 등을 자국의 테마파크에 설치한다. 때로는 오히려 더 멋진 분장, 더 감동적인 스토리, 더 최신식 놀이시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디즈니를 능가하지 못한다. 똑같은 만화 캐릭터 분장의 종업원들이 고객과 함께 어울리는 동일한 장면은 연출되지만, 고객과 연출자가 공유하는 기쁨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곳에서는 종사원들이 진정으로 일, 그 자체를 즐기며 행복감을 발산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적 직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는 의무감에서 단순히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있지만 '단지 의식적인 미소'이며, 반가운 듯 들리는 경쾌한 인사소리가 있지만 ‘진정한 따스함의 인사’로 느껴지지 않는다. 재미있는 동화 구연에서도, 함께 사진포즈를 취해주는 캐릭터에게서도 '재미 그 이상을 넘어선 감동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 역시 오히려 디즈니랜드보다 더 많은 교육과 점검을 수시로 받음에도 왜 이런 차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그건 지극히 작은 이유 하나 때문이다. 종사자 자신들이 자신의 일 속에서, 일 터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행복감을 느낄 때 비로소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선사할 수 있는 작은 이치, 바로 거기에 놀라운 경쟁력의 차이가 숨겨져 있던 셈이다. 모두를 황홀하게 만드는 경영! 그 비결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일하는 모든 동료, 가족들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도록 만드는 ‘행복경영’에 달려 있던 것이다. Copyright © 2009 by CROSS MANAGEMENT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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