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윤리경영, 조직문화] 정직과 신뢰! 성공과 행복을 이끄는 최고의 마법 에너지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이사/ Ph.D)
[기고지: CJ GLS, 격월간 사보-함께 여는 GLS 'Special Theme 칼럼', 2009.11-12(통권 35호), 서울: CJ GLS]
탁월한 조직체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되는 현상은 '창조적 분위기 조성'외에 또 하나의 비결, '신뢰의 토대 위에 구축된 토론과 대화의 문화'이다. 높은 이념과 비전도 커뮤니케이션이란 수로(水路)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가슴에서 가슴으로'전달되어야 하며, 탁월한 아이디어와 생각도 '언어의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두뇌에서 두뇌'로 교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원활한 사내소통이 이루어질 때, '액자 속 비전'은 각자의 심장 속에서 팔딱거리는 '생명의 행진'을 시작한다.
지나친 정직, 넘치는 신뢰로 화답하다!
정문술 회장과 '미래산업'의 성공담은 한국 경영계의 패러다임에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파격과 센세이션의 연속으로 회자된다. 벤처 성공의 신화로서 그의 신뢰경영을 집약한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한다. 미래산업이 관련분야에서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하여 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던 어느날 주간사인 증권사로부터 공모계획을 취소하자는 연락을 받게 된다. 당시 이 회사는 국내 사상 최고가인 주당 4만원에 공모가 계획되어 있었다. 증권회사는 ‘공모가 자유화 조치’라는 새로운 제도가 발표되어 조금만 시기를 늦추면 주당 8만~10만원은 거뜬히 받을 수 있으니 새 제도가 시행될 때까지 공개를 미루자고 제안해 온 것이다. 공개를 한 달만 연장하여, 새로운 ‘공모가 자유화 제도’ 하에서 청약을 받게 되면 200억 내지 300억 원을 더 벌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그는 많은 사람이 자사 주식을 부담없이 나눠 갖길 원했기에, 처음 계획을 고집했다. 정 회장은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투자자들의 눈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얄팍한 장난이 내 적성에 맞질 않았다. 그러한 발상 자체가 부도덕하게 여겨졌다. 내 결정은 옳았다. 얼마 후 4만원에 공개된 주식이 30만원까지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미래산업을 외쳤고, 언론도 우리의 결정에 긍정적인 평가를 해줬다. 주간증권사 사장도 기막힌 투자를 했다면서 나의 소신있는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200억 원을 포기하는 대신 그 이상의 신뢰를 얻은 것이다.”
정직과 신뢰의 문화, 세계 최정상 기업을 일구어 내다
어느 주말, 휴렛펙커드(HP)의 창립자 빌 휴렛이 현미경을 가지러 회사의 공구창고에 들렀다. 그런데 “필요시 어느 때나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모든 공구 창고와 부품 저장소는 항상 개방해야 한다.”는 회사 방침과 달리 창고는 굳게 잠겨 있었다. 직원들이 연장과 부품을 홈쳐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경비조처였던 것이다. 공구함이 잠겨 있는 것을 본 빌은 자물쇠를 뜯어 함을 열고, 그 창고를 다시는 잠그지 말라는 한 장의 메모를 다음과 같이 남겨 놓았다. “HP는 직원을 신뢰합니다.”
공구 창고나 저장소의 개방은 HP가 비즈니스를 함에 있어 기본 철학인 ‘신뢰와 정직’을 상징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팩커드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회사 초창기 때부터 빌과 나는 휴렛펙커드 직원들에게 큰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직원들이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정직하고 개방적이길 기대하며 또 그럴 것임을 믿었다.”
그는 회사가 직원들과 동료들을 믿지 못함으로 생기는 문제점을 일찍이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초기 GE는 직원들이 공구와 부품들을 한 가지라도 홈쳐가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그러자 직원들은 자신들에 대한 불신에 반발하여 틈만 있으면 공구와 부품을 가지고 나갔다. 그러기에 빌과 팩커드는 자신들이 먼저 직원들에게 ‘정직과 신뢰’를 나타내 보인 것이다.
최고의 조직과 인생을 빚는 힘, 정직과 신뢰의 파동 에너지를 확보하라!
조직의 우수성은 인간경험의 네 가지 차원, 즉 ‘지적 차원’, ‘미적 차원’, ‘도덕적 차원’, ‘정신적 차원’을 존중하고 배양하는 문화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유지되며 지속된다고 말한다.
이중에서도 가장 근원을 이루는 힘은 ‘도덕적 차원’과 ‘정신적 차원’이다. 올바른 ‘도덕적 차원’과 ‘정신적 차원’의 토대가 결여된 ‘지식과 아름다움’은 모래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덕적 차원과 정신적 차원의 근원은 바로 ‘정직’이다.
정직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고 바르고 곧음”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정직’은 개인과 팀, 조직의 ‘태생적 이념’으로서 장차 개인과 팀, 조직이 도달하게 될 ‘최종 성장 한계점’을 결정짓는다. 왜냐하면 정직은 신뢰를 낳고, 정직과 신뢰가 넘실대는 조직체는 자신의 지경(地境) 넘어 ‘정직과 신뢰의 에너지 파장’을 전파한다. 그리고 이 마법의 에너지 파장은 내가 전파한 것보다 더 큰 ‘정직과 신뢰의 에너지 파장’으로 내게 화답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일찍 깨달은 경영자들은 그 무엇보다도 ‘정직’에서 자신들의 존재의미를 찾았던 것이다. HP의 여성 CEO에서 미 부통령 선거후보 물망에까지 올랐던 ‘칼리 피오리나’는 그녀의 저서, 「내 인생 최고의 덕목」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부모님에게서 고결함(integrity)과 신뢰(authenticity)를 배웠어요.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덕목이죠. 인생을 속일 수는 없어요.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윤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세요? 자서전을 쓰게 된 주요 동기도 우리 부모님에게서 배운 것을 알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최고의 사랑을 받는 세계 최고의 기업, 그리고 존경받는 개인들의 공통점은 ‘눈앞의 작은 이익을 초월한 정직한 행동,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올곧은 삶’이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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