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열린혁신, 조직문화, 경영칼럼] 초일류로 가는 길, 변화경영
최재윤 (크로스경영연구소 대표, 경영칼럼니스트)
[기고지: 빙그레, 월간 빙그레가족, 2010 09(통권193호), 서울: (주)빙그레]
“우리에겐 유리컵을 깨는 자들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 바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죠. 최고의 인재들과 자원을 투입해서 혁신해야 합니다.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자, 그들은 변화하는 사람입니다.” - 잭 웰치(Jack Welch) -
장수기업과 단명기업의 분수령, ‘변화경영’
한국기업의 평균 수명은 고작 10년으로 알려져 있다. ‘포천(Fortune) 誌의 500대 기업 리스트 분석’ 결과는 북반구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20년 미만이며, 미국 기업의 평균수명은 4.8년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장수하지 못하고 단명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더군다나 각 사업영역에서 1, 2위를 다투던 많은 선두기업들조차 소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냐하면 이들은 원가경쟁력과 품질경쟁력, 거기에 연구개발능력까지 겸비했던 초우량기업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원인과 관련하여 커다란 설명력을 제공하는 근거중 하나는 변화에 대처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이들은 ‘새로운 경쟁상대 출현’ 혹은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의한 ‘변화 필요성’을 철저히 무시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렇다고 이들이 ‘변화와 혁신’에 게을렀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이들은 동종 내 어떤 기업들보다도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얼마 후 이들 많은 초우량기업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 이유는 이들 많은 기업들이 초우량 기업답게 ‘최고의 변화와 개선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방식에 있어 ‘기존 제품과 기존 경영방식의 갈고 닦기’였기 때문이었다. 일종의 ‘근시안적 혁신(Innovation Myopia)’이 쇠망원인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현존의 제품과 방식으로 지금 바로 그 자리, 즉 동종업계의 선두주자가 되었기에 ‘제품과 경영방식에 대한 넘치는 확신과 자부심’을 갖는다. 그 결과 생산성은 놀랍게 향상되고, 기존 기술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탁월한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최종결과는 ‘소멸’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변화경영’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성공 인생, 성공 기업을 이끄는 원동력, ‘변화경영’
1896년, 찰스 다우(Charles Dow)는 최초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를 산정하기 위해 12개 기업을 선정한다. 이중 오늘날까지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Thomas Alba Edison)이 설립한 GE(General Electric)이다.
GE가 130년 이상이나 장수할 뿐만 아니라, 최초의 ‘탄소 필라멘트 전구’를 넘어 ‘최첨단 제트엔진, MRI, 금융 등’ 세계 최초의 수많은 혁신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탄생시키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동인은 무엇일까?
항상 변화를 얘기하며 혁신전도사를 자처하던 GE의 전임 회장 잭 웰치(Jack Welch)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에겐 유리컵을 깨는 자들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 바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죠. 최고의 인재들과 자원을 투입해서 혁신해야 합니다.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자, 그들은 변화하는 사람입니다.” 바로 이와 같은 ‘지속적인 변화경영’에 있었던 것이다. GE는 이를 위해 3S1B(Speed, Simplicity, Self-Confidence, Boundary-less)를 근간으로 하는 Work-Out을 통해 변화경영을 일상화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40만 명의 관료화된 거대 공룡기업’의 ‘세계 초우량 기업으로의 놀라운 탈바꿈’이었다.
변화경영의 토대, ‘상식을 깨는 자유로운 사고와 발상의 텃밭’을 기경하라!
진정한 변화경영은 단순히 새로운 경영혁신 기법을 도입하는 것과 구분된다. 성공하는 기업, 장수하는 기업을 이끄는 ‘변화경영’은 ‘상식의 틀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와 발상’을 토대로 하기 때문이다.
"Just Do It!"과 함께 고급 운동화로 유명한 NIKE 사는 1960년대 경쟁 환경 악화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의 ‘저가신발 정책’으로부터 ‘고급 조깅화’로의 새로운 전략을 도입한다. 스커트 정장에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뉴욕 오피스우먼’ 광고도 같은 맥락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1980년대에 이르러 ‘고급 운동화’를 표방하는 많은 신규경쟁업체 출현이라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한다. 그러나 기존 ‘고급신발 제조업체’로부터 ‘스포츠 정신 제조업체’라는 또 다른 변화경영을 통해 새로운 신화를 창조한다.
‘스위스의 시계산업’ 역시 존폐위기 속에서 ‘상식을 깨는 자유로운 사고와 발상의 일상화’를 통한 변화경영으로 생존한 대표적 사례이다. 스위스 시계는 4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1973년 43%의 세계시장점유율이 1983년 15%로 급격히 몰락한다. 가장 큰 원인은 좋은 품질과 값싼 원가를 자랑하는 ‘값싼 디지털시계의 등장’ 때문이었다.
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반전시킨 것은 시계에 대한 새로운 개념(concept) 도입을 근간으로 한 과감한 변화경영이었다. ‘정확한 시간과 부의 과시수단’으로서의 시계개념을 ‘패션과 첨단유행을 반영하는 자기개성 표현의 패션 아이템’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를 통해 ‘스와치(Swatch)’가 탄생하게 된다. ‘시계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변화경영’은 전 세계시장 점유율 60% 회복이라는 놀라운 결과로 보답한다.
변화경영을 여는 첫걸음, ‘매 순간․매 아침을 경이로움의 순간’으로 맞이하라!
일찍이 발명왕 에디슨은 창조적 혁신에 필요한 것은 ‘학력’이 아니라, 상식의 틀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에 있음을 설파한 바 있다.
그는 취업하기 위해 찾아오는 하버드(Harvard),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등의 우수 졸업생들에게 연구개발(R&D)를 맡겨 보았다. 그러나 이들 명문대 출신들이 독창적인 발상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다. 학교에서 일방적 배움을 통해 터득한 ‘고정관념’이 이들로 하여금 독창적인 발상을 저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고정관념과 아집에 사로잡힐 때, 우리는 귀가 멀고, 눈이 멀게 된다. 우리의 정신적 사유기능은 ‘과거’에 멈추게 되고, 정상적인 판단력은 상실된다. 따라서 보는 눈은 있되 ‘장님’이요, 들리는 귀는 있되 ‘귀머리’로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정신적 장애’에 빠지게 된다. 즉 ‘과거의 경험과 경륜’이 ‘현재와 미래의 지혜’로 자리 잡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존 지식의 덫(?)에 걸리게 되면, 이때부터 우리는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한 채, 현실안주라는 또 다른 과거에 머무르게 된다. ‘아집’과 ‘고집’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의 ‘새로운 학습’은 멈춤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의 ‘정신적 진화(spiritual evolution)’ 역시 정지한다. 우리에게 보이고, 들리는 모든 현상들은 단지 내 주장, 내 행동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수단과 방편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우리의 ‘정신적 사망’은 시작된다.
개인과 팀, 조직체 그리고 모든 문화공동체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변화를 위한 첫 걸음, 그건 다름 아닌‘열린 시야와 열린 마음’을 견지하라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 때 새로운 변화는 고통이 아닌, 내 인생 ․ 우리 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소중한 기회로 자리매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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