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3-04-09 11:12
:: [인터뷰기사, HR Insight 誌, 기업문화, 조직문화] 최재윤 박사의 '핵심가치 내재화' 인터뷰 기사 ::

 글쓴이 : 크로스경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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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지] HR Insights 誌(2013.4 월호)_ 조직문화, 기업문화

핵심가치내재화 인터뷰 기사 전문(최재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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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화위지(橘化爲枳), 토양과 수질의 차이가 같은 나무도 다른 열매를 맺게 한다
 
         "조직문화는 전략이 활성화되는 내부 에너지
          경영자의 솔선수범이 핵심가치 내재화의 키포인트"


                                                                          최   재   윤
                                                                         (크로스 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외국에선 성공이 검증된 훌륭한 경영이론이 우리나라에선 왜 반쪽짜리 성공 밖에 이루지 못
할까요. 같은 묘목이라도 어느 토양과 수질 하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귤이 될 수도 탱자가 될수
도 있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를 떠올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제도라도 어떤 토
양, 즉 문화에서 작동되느냐에 따라 성과의 크기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것이죠. 기업의 조직
문화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최재윤 크로스 경영연구소 대표는 지식·창조·윤리 경영을 위한 연구와 강연 및 자문 활동 등으
로 기업이 선진적인 조직 문화와 학습 조직을 갖도록 돕고 있다. 신한은행, KT 등에서 조직문
화와 경영전략 분야에서 근무하며 쌓은 노하우와 수많은 논문 활동으로 조직문화 전문가로 활
약 중인 그에게 조직문화와 핵심가치 내재화의 중요성과 방법론을 들어봤다.

조직문화란 꽃이 필 토양

 최근 기업의 인재 채용 및 육성 추세를 보면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자에서 나아가 우리
기업 문화에 맞는 사람을 찾고 그들이 기업의 핵심 가치를 체득화하도록 하는‘ 가치 내재화’ 교
육이 중시되고 있다. 기업이 조직의 미션-비전-핵심가치 등으로 구성되는 조직문화를 구성원
들에게 내재화시키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왜그것이 중요할까. 최재윤 대표는 문화가 인
간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매커니즘이란 점과 혁신을 중시하는 기업 분위기에 주목한다.

 “‘가치’는 순서란 의미를 함축합니다. 즉 핵심가치라는 것은 기업이 사업의 궁극적 지향점인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해야 할 점, 순위를 뜻합니다. 그 미션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서 해야 할 점을 가시적으로 그려주는 것이 비전입니다. 과거에는 이 전체를 포괄하는조직문
화라는 개념을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그 중 핵심가치 쪽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지는 편이
죠. 이 핵심가치는 인간 내면 세계의 최정점에 있는 믿음체계로부터 나옵니다. 인간은 자신의
믿음체계와 더불어 핵심가치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할 때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느낍니
다. 이때 자유감은 창조를 낳는 기반이 되죠.”

 원가와 품질만으로 경쟁력을 얻던 산업화 시대와 달리 21세기는 창조가 강조되며 그 중심에
인재 중심 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 창의성은 통제보다는 자율적 환경에서 발현된다고 알려지
는데, 이 때 자율은 시간과 공간이 제약되어 있더라도 본인의 내면은 자유를 느끼는 것을 말
한다. 최 대표는 이것이 ‘문화에 의한 관리’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통제하는 명확한 원칙이 있
는 경우에는 외형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하더라도 구성원은 조직이 원하는방향으로 행동한다고
설명한다.

 조직문화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던 최 대표는 우리나라에 조직문화 이론이 도입된 지 20년
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그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을 꼬집는다. 조직문화는 S그룹
혹은 H그룹 스타일로 대변되는 외형적인 일체감이 아니라 경영 전략이 최대한으로 활성화 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 즉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역동적으로 할 일을 찾게 하는 에너지원
이라는 것이다.

 “80년대 우리나라에 조직문화가 들어올 때, 많은 기업은 외형적인 고유성을 구축하고 노사분
규를 최소화하기 위한 화합 문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본래 조직문화는 80년대 ‘전
략 경영의 시대’에 좋은 전략이 멋진 성과를 만든다는 이론에 제동을 걸며 주목받기 시작했어
요. 1982년 피터스와 와트만(Peters &Waterman)은 훌륭한 전략이 있는 기업이 모두 고성과
를 내진 못하며 높은 성과를 낸 기업은 전략을 실행할수 있는 내부 힘인 기업 문화, 일관된 신
념체계가 구성원들에게 자리 잡혀 있음을 밝혀냈죠. 조직문화는 보여지는 부분의 일치성 문제
가 아니라 조직원들에게 일관된내적 매커니즘을 구축시키는 문제입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 지표를 요구하는 우리나라 성향에서 조직문화도 강하고 특징 있고 상징
성이 높아야 한다는 표면적 부분에 치중해, 조직문화의 본질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왔다는
뜻이다.

좋은 조직문화는 통제와 자율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것

 그렇다면 고성과를 내는 조직 문화는 어떤 성격을 갖고있을까. 최 대표는 구성원들이 행복하
게 일하며 고성과를 내는 조직은 ‘통제와 자율’이라는 이율배반적 성향을 동시에 가진다고 밝
힌다.

 “처음에는 자율적 성향이 높은 문화가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논
문 작성을 위해 조사해 보니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 더 나아가 선진국이라 불리는 곳은
겉으로 보여지는 자율성 못지않게 원칙과 전통을 고수하는 성향이 강하더군요. 통제성향이 강
할수록 원칙주의적이고 자율성향이 높을수록 권한이 많이 위임됩니다. 미국의 경우 겉으로는
자유의 나라로 여겨지지만 국가안보 관련 문제에서는 가차 없는 통제성향을 보이죠. 영국도
민주주의가 꽃을 피운 나라지만 동시에 전통과 역사를 중시합니다. 자유롭고 높은 복지수준으
로 살기 좋은 나라로 불리는 북유럽의 국가들은 윤리적이고 청렴해 사회 부패 지수가 낮다고
보고됩니다. 외향적으로는 자유로우나 내면에서는 양보될 수없고 모두가 당연시 여기는 원칙
이 그 나라 국민들의 정신적 가치 구조의 정점에 명확히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원칙과 자율의 공존은 결국 전통을 중시하되 변화에 잘 적응한다는 의미, 한편으로는 변화에
잘 적응하면서도 전통을 고수한다는 뜻도 된다. 결국 구심점을 이루는 조직 문화의 핵심가치
가 구성원들의 내면세계를 지배·통제하고 있을 때, 관리하되 구성원은 자유를 느낀다는것. 내
재화된 핵심가치에 따라 행동하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결정에 두려움이 없고, 일에서
재미를 느낀다. 내가 스스로 판단해 하는 일과 누가 일일이 지시하는 일 중 구성원은 언제 더
몰입될까.

 “구성원들이 핵심가치에 내재화 될 때는 그 조직이 핵심가치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눈
으로 목격하고 느낄 때입니다. 영국 시민들이 왕제와 귀족제를 반대하지 않고 당연시 하는 것
은 그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 왔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경영자가 핵심가치대로 행동
하고 조직이 그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구성원들이 목격했을 때 그 가치는 자연스럽게 그들
의 것으로 의식화 되는 것이지, 집합 교육 등의 인위적인 워크숍으로 내재화가 발현되기는 어
렵죠.”

 아무리 좋은 핵심가치를 구축해도 그것이 경영 환경에서 구현되고 있지 않을 때는 조직원의
내면 체계를 변화시킬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경영 기법을 들여 온다해도 그것의 외
향만 따라하고 본질이 체화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한 방법으로 윤리 경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윤리경영
을 내세워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준법관리실을 만들 뿐만 아니라 윤리교육을 실시하고 있죠.
그러나 막상 경영자가 윤리성을 잃은 행동을 보이고 조직 운영도 비윤리적이라면 윤리경영의
본질은 구성원들에게 와 닿지 못합니다.”

창조를 위해선 '존중의 문화'가 선행돼야


 인재중심경영이 주목 받고 핵심인재에 대한 특별관리가 강조되는 것은 부가가치 높은 혁신적
아이디어는 인간으로부터 나온다는 전제에 기인한다. 이를 위해 조직 구성원이 가진 개별 지
식을 공유해 한데 모으는 지식 경영이 출연하고 최근 모 기업 CEO가 ‘창조경영’이란 용어를 출
현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잠재 능력을 일깨워 창조적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노력이 성
과를 얻기는 쉽지않다.

 “창조에서 중요한 것은 일단 구성원이 수준 높은 생각을 할 수 있게 생각의 수준(Level of
thinking)을 높이고, 다음으로 인간의 머리 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잡생각들도 생명력을 얻을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지식경영시스템이 지식 저장소 수준을 넘지 못하고 학습조직
이 동아리 개념으로 밖에 운영되지 밖에 못한다면 이런 선행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
죠.”

 90년대 후반부터 지식경영이 유행하며 많은 기업들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 지식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최대한 많은 개별 지식을 공유·저장해 관리하는데 집중했다. 반면 지식경영의 권위
자인 노나카 이쿠지로는 지식 경영의 ‘창조적’ 측면을 강조하며 우리 구성원의 암묵적 지식을
어떻게 공유시켜 새로운 지식을 탄생시킬 것인가 주목했다. 지식의 관리적 측면만 도입한 우
리나라와 상반된다고 최 대표는 지적한다.

 “지식경영은 본래‘ 지식창조’란 의미가 함축돼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 핵심이죠. 지식 관
리라는 것은 현존하는 지식에 불과하지만 지식 창조는 없는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니까
요. 많은 비용을 들인 만큼 가시적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한국 기업 문화에서는 지식 관
리적 측면이 부각돼버렸습니다. 암묵지를 공유하고 한데 모아 새로운 컨셉을 만드는 작업은
가시적이지도 단기적으로 확인 되지도 않기 때문이죠.”

 인간이 자신의 암묵지를 타인에게 자유롭게 전달하고 다듬어 새로운 실질, 명시지로 만들어
낼 것인가라는 고민에 최 대표는 상대방으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문화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잡생각이 조직내 표출, 타인의 잡생각과 결합해 가지를 치는 과정이 중
요하기 때문이다. 완벽하다 생각되지 않으면 말하지 않는 문화, 잡생각이 무시당할 수 있을 것
이라 단정하는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많은 잡생각이 입 밖으로 나와 보지도 못하고 말라
버릴 것이다.

 “한 지인은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대기업에 높은 연봉이 보장되는 곳을 다니면서도 욕을 달고
다녔어요. 보험회사로 이직한 지금은 항상 미소를 달고 다니며 그 회사의 핵심가치를 자신의
것인 양 외치고 다닙니다. 그 회사 조직문화의 핵심가치가 그 분의 믿음체계에 부합했고 핵심
가치대로 운영되는 것을 목격하며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된 것이죠.”

 ‘고객이 사고가 발생하기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미션으로 삼는 이 기업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해 법적으로 책임이 없는 배상을 실시한 적이 있을 정도로 경영활
동에서 핵심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이처럼 핵심가치가 잘 구축되어 있고 그것이 종업원들에게
제대로 내재화된 기업에서는 기밀 유출 사고가 발생할 염려가 없다고 최 대표는 전한다. 사명
을 갖고 즐겁게 일하기에 이직률도 낮고 종업원이 그러한 긍정 에너지를 사회에 전파해 기업
브랜드 가치도 높아져 성과도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핵심가치를 종업원들에게 체화시키
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사례다.

[출처]  HR Insight 2013. 4월호
[취재]  이선민 기자 ktmin@hrinsight.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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